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경북상주 <청계산/삼봉산> 작약지맥 구간산행

심헌 2012. 6. 3. 22:47

<2012.06.02(토) 경북상주 청계산/삼봉산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갈령>헬기장>서재갈림길>청계산>임도>작약지맥 무명봉>삼봉산>갑골송죽동마을>다락골>쌍룡계곡>용추교

GPS상 실제거리  총 14.9 Km  , 총 6 시간 소요 (식사,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입니다 -

 

 

 

 

호국보훈의 달 유월, 조용한 가운데서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유월의 첫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섰다.

가보지 않은 산을 간다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이고, 설레임이며, 때로는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지난 오월은 평소의 달과 다르게 산행이 조금은 뜸한 달이었는지라, 유월의 첫 산행은 그래서 더욱 더 의미가 있는 떠남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그곳을 향해 간 <도장산>은 행정구약상 경북 상주에 있는 산이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속리산과 백두대간은 과히 장쾌한 곳이죠.

그래서 기대한 산이었고,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산이었고, 내 산행 흔적에 빨리 올리고 싶은 산이었습니다.

문경에서 화북으로 드나들면서 다니던 쌍룡계곡을 여러 번 지나 다녔지만 그 쌍룡계곡을 끼고 있는 산이 도장산인 것을 이제 안 것입니다.

 

산행의 들머리는 백두대간 형제봉을 머리에 이고 있는 <갈령>에서부터 시작해 서재를 거쳐 도장산을 올랐다가 쌍룡계곡을 내려서는 길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 부푼 기다림이었고 설레임이었는데, 그 부푼 기대는 산행을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꿈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서재와 도장산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분명하게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이정표를 스쳐버린 것이죠.

 

물론 맨 후미에 섰다가 앞선 그들의 뒤를 무심코 따르던 나조차 그 이정표를 뻔히 보면서도 그들을 따랐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산에서 지도상의 코스대로 길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내자신이 그렇게 아닌 길로 갔다는 것이 부끄럽고 한심스러웠습니다.

물론 청계산 정상에서 길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지만 되돌아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흩어졌기에 별도의 탈출코스를 찾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걸었던 길이 엉뚱한 길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도장산,남산,칠봉산,작약산으로 이어지는 작약지맥이어서입니다.

그 길을 걸을 때는 빨리 하산 도착지점을 향한 탈출을 위해 택한 길이었지만, 결국 몇몇은 작약지맥의 구간을 걷게된 셈입니다.

어쨋든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게 걸은 길이 실망스러울 만큼의 산행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의 사소한 작은 방심이 산에서는 커다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새삼 느끼고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산은 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이지만, 산에 들면 상상하지도 못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한 곳입니다.

그래서 산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개인으로선 독도는 필수이고, 방향감각과 산세를 제대로 살피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작던 크던 실수는 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깨달음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시는 앞사람의 궁뎅이만 쳐다보며 길을 가지 않는 그런 마음의 자세가 산을 찾는 사람들의 올바른 지혜이겠죠.

그래서 이번 산행은 산을 통해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고, 포토산행은 그래서 더욱 필요함을 꺠닫는 도구인 셈입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잘못 걸어간 그 길에서 만난 대자연의 인연들을 다시 만나고자 합니다.

두번의 실수는 다시는 없다라는 다짐과 함께 떠나보는 포토산행기, 그 길은 나의 산행 흔적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이야기거리입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경북 상주군의 <갈령>

 

함께한 산님들이 모두 훌쩍 떠나버린 뒤의 갈령에서 시작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맨뒤로 쳐졌다. 

 

고갯길의 나무숲에 가린 <갈령>이라는 표지석, 백두대간이 지나는 형제봉을 가려면 이 표지석 뒤로 올라서 가야한다.

 

그러나 우리의 오늘 산행은 백두대간의 형제봉이 아닌 쌍룡계곡을 끼고 있는 <도장산>이다.

 

이곳 갈령에서 도장산까지는 약 8Km의 거리, 그곳에 우복동천도 함께 있는가 보다.

 

가파르지 않는 산행길이지만 초반은 우짜든지 천천히 오르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 있다.

 

갈령에서 멀지 않은 산능선길에 이런 헬기장을 만난다.

 

헬기장을 지나 이런 숲길을 갈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잠시 후면 나타날 도장산으로 향해야 할 갈림길을 놓칠줄을 예상이나 했겠는가?

 

그냥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면서 저곳이 형제봉이고 백두대간 길이라는 것에 눈이 팔려 잠시 후의 실수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도장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바로 저곳이건만, 산님들은 전망바위에서 사진만 찍고 되돌아선다.

 

서재와 도장산을 향하는 길이 분명히 저렇게 가라고 화살표까지 표시해 상세히 알려주었건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측길을 택했다

 

그 길을 따라 뒤쫓았던 나 역시 그 무리 중의 한사람이었고, 그 길을 가면서도 이상하다 여기면서도 왜 이 길을 계속 갔는지~~ 

 

어쩌면 백두대간의 황홀한 늪에 빠져 그냥 앞선 사람의 궁뎅이만 보고 관행적으로 그냥 따랐던 결과일 터.

 

신록의 숲길이 아니고 나목의 겨울산행이었으면 어쩌면 이런 실수를 안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산세의 속살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그 나목의 사이로 도장산을 바라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든 것을 청계산을 오르고서야 알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이런 풍광에 신이 났던 것은 사실이다.

 

집채만한 바위덩어리 옆으로 가파른 길을 오르면 그곳이 하나의 산정임을 알고 그 때서야 깨달을 것이지만~~`

 

아직도 잘못가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산님들은 희희락락 앞선 사람들만 따라오기에 신경이 온통 쏠려있다. 

 

우리가 받은 산행지도에도 없는 <청계산>이라는 곳에 올라섰으니 이를 어찌한담.

 

잘못 올라왔지만 청계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길은 그래도 괜찮은 풍광이 아닌가.

 

청계산 정상에서 바라본 백두대간의 형제봉과 짙은 연무를 헤치고 우쪽을 향하면 속리산 천왕봉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청계산 정상에서 동쪽 방향을 바라본 공룡능선과 같은 이 코스도 괜찮을 것 같지만 갈길이 아니라 그냥 그리움으로 남긴다.

 

그리고 거기서 동북간 사이에 서있는 저봉우리는 무명봉이지만 <작약지맥>이 지나는 구간으로 나중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다.

 

청계산을 오른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흩어져 사라져 버리고, 몇몇의 산님들은 나와 함께 작약지맥을 따라 내려선다. 

 

작약지맥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은 길 같고, 간혹 시그널이 있어 이길이 등산로임은 짐작으로 내려선다.

 

도장산을 향하는 <서재>였으면 좋았겠지만, 어쨋든 청계산을 내려서니 하나의 임도를 이렇게 만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함께한 일행끼리 이곳에서 성찬은 아니지만 막걸리와 더불어 즐겁게 냠냠한다.

 

그리고선 아까 청계산에서 바라봤던 그 무명봉을 향해 오른다.

 

무명봉을 오르다 되돌아본 청계산, 이제보니 온통 커다란 바위들이 터를 잡고있는 암릉지대였구나.  

 

작약지맥이지만 누군가 이길을 자주 걸은 흔적은 없고 겨울산행 때 눈길을 제대로 찾도록 알려주는 하얀줄만이 그길에 걸려있다  

 

무명봉에 올라 어느 바위전망터에서 바라본 청계산, 그 아래로 새로 나고있는 임도가 흉칙스럽다.

 

다시 고개를 우측으로 돌려 바라본 저 낮은 산맥이 서재와 도장산으로 향하는 당초의 길임을 이곳에서 처연히 바라본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 수가 없다. 이 작약지맥을 따라 가다 어느 마을로 탈출을 해야 하산지점으로 갈 수가 있다.

 

그나마 독도를 할수가 있으니 이런 결정을 내릴 수가 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우리는 어디에 서있는지도 모를 것이리라.

 

작약지맥을 따르다 보니 어느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 곳에 섰다. 바로 <삼봉산>이라는 곳이란다.

 

삼봉산에서 바라본 지나 왔던 무명봉.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작약지맥이고 이곳에서 더이상 작약지맥을 따를 수가 없다.

 

왜냐면 이곳에서 마을로 탈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봉산에서 바라본 도장산, 가지 못한 원통함이 오래 남을 것이다.

 

그리고 삼봉산 아래에 있는 마을(새로 조성된 귀농인 마을), 우리는 저곳으로 내려서야 한다.

 

그 마을로 내려서서 포장길을 따라 당초의 하산지점인 쌍룡계곡의 용추교로 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의 작은 방심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옴을 또한번 되새기는 산행이었음을 생각하며 이길을 내려선다.

 

개들이 마구 짖어대는 소리들을 감수하며 어느 집 뒷켠으로 들어서서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들어서니 원래 있었던 전통마을이 아니고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조성한 마을임을 알수 있다.

 

마을에 내려서서 바라본 삼봉산, 도장산을 가지 못했지만 우린 작약지맥을 걸었음에 그것으로 만족하자.

 

이제부터는 이포장도로를 따라 먼길을 걸어야 한다. 도착지점까지는 대략 8Km 정도는 걸어야 되지 싶다.

 

물론 지나가는 차들을 붙잡고 좀 태워 달라하면 되겠지만, 산을 잘못 탄 죄인된 신분으로 벌을 받는 마음으로 걷기로 한다.

 

<꿈을 이루는 마을>이라, 귀농인들의 마을이름이 좋다. 거기다가 범죄없는 마을이니 말이다.

 

다락골이라는 골짜기를 따라 나있는 포장길, 시속 40Km이하로 달리는 길이라고 독수리는 고함을 치고 있다.

 

펜션같기도 한데 어째 사람이 사는 곳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아무도 없다.

 

'태양은 농촌에서 뜬다' 라고 한 것을 보니 귀농인들이 사는 골짜기가 맞는가 보다.

 

골이 깊고 물이 좋으니 물론 이런 산장들도 생겨 나겠지.

 

아래다락골에 내려서니 내서2리 마을회관을 지난다.

 

우리는 저 다리의 좌측 다락골에서 걸어왔고, 이길의 직진 뒷길은 서재에서 갑골을 따라 내려오는 길이다. 

 

골을 따라 돌고돌아 한참동안 걸어 여기까지 왔다. 심한 가뭄에 물을 대는 경운기가 퇴약볕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얼마를 더가야 하나? 3분의2는 왔지 싶은데 아직도 골이 끝나지 않고 있다.

 

김장용 배추도 아니고 이 여름에 왠 배추를 이리도 많이 심어 놓았는감. 잘 키워 출하시키면 돈이 되겠구먼~~

 

이제 저 다리만 지나면 다락골은 끝이나며, 좌측길의 쌍룡계곡을 따라 또 조금 더 걷게 될 것이다.

 

다리를 건너면 다락골과 쌍룡계곡이 만나는 합수지점이고, 여기서부터는 쌍룡계곡을 따라 도착지점을 향하게 된다.

 

멋진 비경의 정자 아래 깊은 물길에서 물놀이를 하는 대학생들이 아찔하게 놀고 있다.(수영하지 말라는 곳인데 말이다)

 

깊은 계곡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여름가뭄은 이 큰 계곡에도 이런 물줄기 밖에 없다.

 

이제 저곳만 돌아가면 우리의 하산 도착지점일 것이고, 우리를 태워갈 빨간 차량도 보일 것이다.

 

처음의 작은 방심이 이렇게 멀리 둘러오게 만들었다. GPS거리를 보니 무려 15Km에 가깝게 걸었고, 오늘 산행은 이렇게 끝난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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