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대구달성 <상원산/동학산/척령산> 비슬분맥 구간산행

심헌 2017. 5. 6. 22:56

<2017.05.06(토) 대구달성 상원산/동학산/척령산 포토산행입니다>

 

스및거리 : 상원마을회관앞>가재골>두루봉>동학산>대청봉>비슬지맥>상원산>615봉 전망바위>임도>441봉>척령산>상원마을회관회귀

GPS 도보거리 약 14.8 Km , 8시간 2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오월의 신록이 빛나는 숨은 비슬분맥의 연두 빛 그늘 속을 걷다

 



한 해가 다르게 우리나라도 이제 아열대기후로 변해가면서 4~5월이 되어도 여름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기온이 많이 올랐다. 원래 5월이 되면

산행하기 딱 좋은 달이 아니던가. 신록의 연두 빛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산자락을 따라 그 길에 들면 무한리필의 산소가 폐부로 파고들면서 심신이

고루 고양되니 어찌 오월의 산을 찾아가지를 않겠는가. 물론 일년 사계절 모두가 산행하기 좋은 날들이긴 하지만 오월을 또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마도 신록의 푸르름을 더해가는 산풍경의 매력발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말해 온 산이 오월이면 풍요로워져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신록의 푸르름 속에 오월의 향기를 추가로 품어내는 꽃들이 신록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면서 집안에 머물려는 사람들을 산으로 불러낸다.

그러니 어찌 길을 나서지 않겠는가. 오월의 향기가 부르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채워진 행복한


나라이니 산을 찾는 사람에게 있어 새로운 산행지를 찾아나서는 것은 행복, 행운 그것이라 말해도 부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명산대천을 끼고서

유명세를 탄 산이 많아 그런 곳만을 찾는 것도 유의미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곁의 산줄기에는 숨어 있는 산들도 많다. 크게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비롯해 정맥이 있고 기맥과 지맥도 있다. 이런 이름있는 산줄기들을 걷고 싶은 것은 산꾼들의 오랜 로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명세를 가진 산만


좋은 산이겠는가. 숨어 있는 산줄기에 뿌리를 내린 빼어난 산도 얼마든지 많다. 글을 읽어도 전체를 잘 이해하려면 문장의 행간을 잘 읽어내야 그

글이 지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고 했듯이, 산 역시 주요 맥에 딸린 분맥에서도 유명산을 만날 수 있고 그 분맥을 잘 읽으면 그 산줄기의 전체

그림을 눈에 새겨 넣을 수가 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큰 맥에 놓인 산들만 선호하지 숨어 있는 분맥의 산들은 잘 찾아가지 않는다. 희미한


등로에다 독도도 안되고 오지같은 분위기에 왠지 겁마저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을 좀 알아간다고 하는 사람들은 숨어 있는 분맥의 산을 찾아

오지같은 산행을 즐긴다. 그런 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없어 조용하고 한산해서 좋고 오지같은 분위기여서 신선해 좋다. 세속의 때가 짙게 배이지

않은 전망터를 발견해 그 곳에 머물면 쉽게 그곳을 떠나오고 싶지 않는 매력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차츰 숨어 있는 분맥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3년 전 여럿이 비슬지맥을 여러구간으로 나누어 종주를 했다. 힘들고 먼길이어서 이어진 맥길만을 보고 걸었다. 그 맥길에 딸린 분맥이 형성되어

있지만 그 때는 그저 바라만 볼 뿐 미지의 산줄기로 남겨놓았다. 세월이 흐르다보면 그 미지의 길들이 눈에 밟힌다. 그 길을 찾아 걸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이는 것도 이 때다. 오월의 향기가 비슬지맥으로부터 전해져 나온다. 비슬지맥상의 '상원산'에 딸린 북릉구간이 오월의 향기를 품어내며서


산꾼들의 어깨를 흔든다. 유명산의 이름과 동일한 동학산, 대청봉을 비롯해 척령산이 있어 오월의 첫 주말산행지로 그곳으로 나서본다. 아직도

생각은 청춘이어서일까. 미답지의 산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한동안 비슬지맥을 걷기 위해 꾸준히 오갔던 청도를 거쳐 팔조령을 넘어 대구달성에

소재한 상원마을을 찾았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이자 날머리가 되는 원점회귀 코스이기 때문이다. 상원산 북릉자락 끝에 자리한 마을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깔끔하다. 마을을 싸고 있는 주변이 연두빛 신록이 우거져 가고 있어 산세가 더 풍성함으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산행의 시작은

가재골을 따르다 솔뫼주차장에서 좌측의 임도를 따라 골을 돌아가면 철탑이 있는 능선을 찾아 오른다. 개념도를 보며 길을 찾지만 산길초입을

찾기가 조금 쉽지 않다. 철탑주변 관리를 위해 한전에서 철탑이 있는 곳으로 길을 정비해 놓았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도 나중 정상등로와 만난다.


첫 오름봉은 두루봉이다. 북쪽의 병풍산 방향에서 이어져 오는 주능선을 만나 남쪽의 평지능선을 걷다보면 갈림길에서 길이 제대로 없는 좌측을

조금 치고 오르면 두루봉이다. 그런데 표석은 없고 삼각점이 바닥에 있다. 하지만 두루봉 정상주변이 온통 고사리밭이다. 배낭을 풀어놓고 고사리

채취에 시간을 일부 빼앗긴 후 동학산을 향한 유순한 능선길을 따른다. 잠시 임도를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능선길이 아주 좋다. 하지만 등로의


주변은 수림에 가려 좌우 조망은 하나도 할 수 없다. 그러다 동학산에 오르니 표지석이 외로움을 털고 산객을 맞이한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동학산 정상에서 오찬을 펼친다. 산에서 먹는 밥맛은 언제나 꿀맛이다. 오찬을 하며 바라보는 맞은 편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수림사이로 보인다.

잠시 후면 오르게 될 '대청봉'이다. 설악산 대청봉처럼 사방조망이 괜찮을까 기대를 하며 올라보지만 아담사이즈의 계란형 표지석만 있을 뿐,


여전히 확 트인 조망은 어렵다. 다만 정상 뒤쪽의 약간 뚫려있는 공간 사이로 지나온 두루봉-동학산 능선은 조망할 수 있다. 잎새가 진 겨울산행시

조망이 터진다고 하나 그 때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다. 대청봉을 지나 얼마되지 않은 지점에 비슬지맥과 합류하는 삼거리를 만나면서 상원산까지

너른 길의 비슬지맥을 걷는다. 3년 전 겨울에 걷던 추억을 회상하니 감회가 새록하다. 바뀐 것이 있다면 겨울과 봄이라는 계절의 변화가 전부다.


상원산 정상의 표지석도 다시 보니 반갑다. 변한 것은 없고 계절의 변화가 남긴 연두빛 싱그러움 뿐이다. 반환점이 되는 상원산을 거쳐 하산길로

길을 갈아 탄다. 내려서는 길에 솔순을 조금 채취하고 나니 등로는 계속 고도를 낮춰 간다. 상원산의 북릉인 이 구간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를

않았는지 길이 묵어 있어 진행에 신경을 쓰면서 내려선다. 그러다 숨어있는 바위전망터를 만나게 되고 다음 주에 걷게 될 우륵리를 둘러싸고 있는


삼정산, 청산, 우미산의 산풍경을 미리 건너다 본다. 이와 함께 우미산 너머로 비슬산이 또 최정산, 주암산의 산세도 함께 조망된다. 오늘 산행 중

유일하게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조망바위를 내려서면 다시 묵은 길을 따라 척령산으로 가야하는데 임도로 내려서기 직전의 산봉에서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등로처럼 보이는 좌측길을 따르면 여지없이 알바다. 임도로 내려서는 길은 아예 없어 독도를 통해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된다.


척령산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임도에서 다시 오름짓을 해야 하는 지루함이 있지만 척령산 산세의 고도가 낮고 능선만 오르면 유순한 길이어서

그다지 어려움은 없다. 다만 뚜렷한 등로가 아니어서 능선만 따르다 보면 하산이 가까워질수록 등로가 조금씩 살아난다. 그러나 이 길도 잠시 뿐

원점회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상등로에서 이탈해 길 없는 우측 내리막길을 택해 내려서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만나면 제대로 내려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그 울타리 끝 지점을 빠져 나가면 마을이 보이고 다산농장 앞 도로에 내려서면 사실상의 긴 산행이 끝나면서 상원마을회관까지는

조금만 걸으면 도착한다. 비슬지맥 종주가 남겨준 분맥을 찾아 나선 산행, 그 길을 걸어보니 참 좋다. 미지의 산을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의지로

걷는 다는 것은 실로 의미있는 일이고 신록의 색깔처럼 기분좋은 일이다. 어쩌면 산행의 완성은 이런 길을 걸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오늘 산행의 출발점인 상원마을회관 앞.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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