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전남광양 <백계산/제비추리봉> 호남분맥 구간산행

심헌 2017. 4. 2. 21:51

<2017.04.02(일) 전남광양 백계산/제비추리봉 포토산행입니다>

 

스및거리 : 백운산자연휴양림>야영장>499봉>먹뱅이재>제비추리봉>738봉>금목재>백계산>눈밝이샘>운암사>옥룡사지>동백림주차장

GPS 도보거리 약 12.2 Km  4시간 4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 동박새 봄을 노래 하는 곳, 옥룡사지와 운암사에서 -

선혈의 꽃, 동백숲 참선의 길에서 내 삶을 반추해 보다

 


전남 광양하면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산업의 꽃이라 부르는 제철소가 그렇고 겨울을 뚫고 나온 봄의 전령 매화가 그것이다. 다압면 소재한

청매실농원의 매화축제는 오래 전부터 광양을 대표하는 축제브랜드가 되었다. 남도의 훈풍이 불기 시작하면 광양에서는 매화가 개화를 서두른다.

섬진강변의 매향은 봄바람을 타고 각 지역에다 실어 나르면서 광양의 봄이 바야흐로 무르익기 시작하는 것이다. 겨우내 얼었던 섬진강의 물빛과


유속도 달라진다. 그러다 봄은 무르익으며 섬진강 상류를 따라 오르며 구례의 산수유와 하동의 십리 벚꽃길을 연출해 낸다. 지리산을 이고 있는

섬진강이 봄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봄기운은 산으로 파고 든다. 진달래꽃, 산벚꽃, 산철쭉이 개화의 순서에 따라 피며 산야를 울긋불긋

물들여 간다. 광양의 산은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지역이다. 그 정맥 상에 놓인 대표적인 산이 '백운산'이다. 지리산과 그 주능선을 남쪽방향에서


제일 잘볼 수 있는 곳이 백운산이다. 이 산은 섬진강을 품고 있고 산과 강이 어울려 이름난 여행지와 산행지를 만들어 낸다. 백운산은 정맥을 따라

좌우앞뒤로 여러 봉들을 거느리고 있다. 서쪽으로는 도솔봉과 따리봉을, 남쪽으로는 억불봉, 동쪽으로는 매봉을 거쳐 갈미봉, 쫓비산을 이어간다.

산세가 높아 3월이 가도 산정은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나목의 웅크린 모습에서 계절의 신비도 보게 된다. 광양의 봄은 매화를 비롯해


동백꽃이 한 몫을 한다. 동백은 주로 남도 해안이나 섬에서 유명하지만 광양에서도 자연 동백림이 있어 이 봄에 사람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은다.

백운산 서남쪽 맞은 편 산자락인 백계산 아래 옥룡사지터에 군락을 형성하며 보존되고 있는 동백숲이 그것이다. 호남정맥상의 백운산 도솔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져 내린 분맥의 산줄기에 백계산과 제비추리봉이 있는 그 산자락에 '백운산자연휴양림'과 '옥룡사지 자연 동백림'이 있다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백계산과 제비추리봉은 백운산의 유명세에 눌려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긴 하지만

최근 '백운산 둘레길 1코스'와 '도선국사 천년숲길'을 선보이면서 여행객과 산객들의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되어 있는

'옥룡사지 자연 동백림'이 이 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데 한 몫을 하면서 제비추리봉과 백계산을 잇는 산행도 자연스레 인기를 더한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길을 나서 본다. 4월이 시작되는 첫 휴일이라 하동의 십리벚꽃길을 찾아 떠나는 차량행렬과 뒤섞여 남해고속국도는 많이 붐빈다.

산행의 출발점은 제비추리봉 아래에 조성된 '백운산자연휴양림' 매표소 입구이다. 바람도 없고 청명한 하늘에 날씨도 따뜻하다. 개화에 필요한

조건이 모두 갖춰진 기분 좋은 날씨다. 산으로 드는 산객의 발품은 이런 날 가벼워진다. 휴양림 안으로 나있는 산행길을 따라 들어서니 진달래


군락이 연분홍 물결로 다가온다. 산정과 달리 산아래에는 벌써 진달래가 만개해 산객의 사랑을 독차지할 자태다. 휴양림 산책로를 따르다 산봉을

오르면 유순한 등로에 누렇게 퇴색해 버린 낙엽들이 수북하게 길을 메우고 있어 마치 푹신한 양탄자 위를 걷는 기분이다. 먹뱅이재를 지나 낙엽

미끄러운 경사진 길을 다시 오르면 어느 새 '제비추리봉' 정상에 서고 명쾌하게 뚫린 조망터가 없어 답답하지만 나목의 수림사이로 서북쪽의


호남정맥이 지나고 있음을 넌지시 바라본다. 호남정맥상의 갓거리봉에서 형제봉을 잇는 능선을 걷던 몇 해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회상에 젖는다.

도솔봉에서 분기해 남하한 산줄기는 738봉(무명봉)에 내려오면 제비추리봉 능선과 백계산 능선으로 갈린다. 그 738봉에서 봄소풍 온 듯 도란도란

모여 오찬시간을 가질 수 있는 갈림봉이라 의미 있는 봉우리로 기억해 둔다. 오후 산행이 시작되는 백계산 방향은 738봉을 내려서서 금목재를


거치면 얼마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 등로는 아직도 나목의 수림 뿐이지만 곳곳에 연분홍 진달래가 얼굴을 내밀고 있어 봄은 더 깊어만 가고 있다.

백계산은 고도가 500고지라 제비추리봉 보다 낮아 동백림을 보러왔던 여행객과 나이 든 산객들의 무리들로 정상이 많이 붐빈다. 백계산의 동쪽은

백운산에서 억불봉으로 유장하게 뻗어내린 억불능선이 가까이 하고 있어 왠지 백계산이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백계산은 풍수지리상으로 봐서


지네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형세를 가진 산이다. 산 아래 옥룡사지터에 풍수사상의 비조인 도선국사가 반평생을 지내다 입적한 것을 볼 때

그 만큼 산세가 비범했기 때문일 것이다. 산고로 산을 평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백계산을 돌아서면 곧 이어지는 하산길. 오늘 산행의 별미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산행 등로에서 5~60여미터 비켜나 있는 '눈밝이샘'을 들른다. 물의 수량도 풍부하고 물맛도 아주 좋다. 가지고 간 물통에


물을 받아 나온다. 그리고 하산능선이 끝나는 지점의 좌우편에 '운암사와 옥룡사지'가 있다. 어느 쪽을 들러도 상관없지만 운암사에 먼저 들러서

전각을 비롯해 약사여래대불을 참배하고 나온다. 그리고는 옥룡사지에 들러 주변으로 둘러싸인 자연 동백림을 바라볼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옥룡사는 1878년(고종15년)에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 옥룡사지 주변에 있는 자연 동백림은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고


지금은 울창한 숲을 이뤄 내륙에서 이런 규모를 이룬 것도 드물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되어 동박새들의 낙원으로,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여행처로, 휴식처로 많은 각광을 받을 여행지가 된 셈. 마침 제1회 옥룡사지 동백숲 문화행사가 4/1~2일까지 개최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졌다. 산행은 산길만 걷는 것이 아니다. 볼 것이 많아 덤이 있는 산행은 더 유의미하다. 봄을 찾아 나선 길, 봄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백운산자연휴양림매표소 앞 정류장


산행의 시작은 이곳에서 시작해 휴양림 안으로 들어간다.


처음 이곳을 찿은 사람들은 이곳에 이런 휴양림이 있는지 몰랐지만 이 산행을 계기로 자주 이곳을 찾을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잘 가꾸어진 소나무 숲길로 돌아서는데~~~


아니~~~왠 이 곳에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는지. (연분홍빛 매력에 취한 산객들이 환호하며 다가간다)


봄에는 꽃길을 걸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환호하는 이유가?


휴양림 속의 산길, 삼나무와 측백나무의 향기가 있는 길을 따라 산을 오른다.


그러다 이런 유순한 둘레길을 만나 산허리를 돌아가면~~~


능선길의 등로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고도를 치며 산을 오른다.


기온이 오른 오늘 같은 날에는 이런 길을 오르면 등허리에 땀이 맺히지만~~~


유순한 능선길에 올라서면 선들바람이 불어와 이내 땀방울을 식히기도 한다.


제비추리봉을 향하는 산길은 좌우가 수림으로 인해 조망은 없다.


이래서 이런 길에서는 이 산의 봄은 언제 무르익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걷는다.


그러다 철탑이 지나는 능선길을 따르게 되고~~~


그 길에 쓰러진 이정표를 바라보며 이곳이 어디인가를 궁금해 하는데 다가가 보니 '먹뱅이재' 란다.


봄이 왔지만 아직 나목의 가지에 새순을 틔울 움이 돋지 않았지만 수림이 우거질 때면 아름다운 그늘길이 될 듯.


그리고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길, 짙게 깔린 낙엽으로 인해 미끄러워 걷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올라서면 다시 유순한 길이 이어지는 것이~~~산길이 험하다 해도 늘 이런식의 반복이다.


백운산휴양림에서 곧바로 제비추리봉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 이곳을 지나면~~~


잠시 후 <제비추리봉> 정상에 올라선다. 그런데 평지 능선상에 있는 표시판이어서 산정의 분위기는 전혀 없다.


그리고 수림에 가려 사방 역시 조망은 없고, 나중에 오를 738m봉 만을 이 길에서 미리 바라보는데~~~


제비추리봉을 내려서니 또다시 가파른 길이 738봉까지 이어지면서~~~


호남정맥의 분맥에 대해서 생각을 가져 본다. (산줄기의 흐름을 본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


738m봉우리. (호남정맥상의 백운산 도솔봉에서 남하한 산줄기는 이곳에 와서 제비추리봉과 백계산으로 산줄기를 가른다)


738m 봉을 내려서다 바라본 '백운산 억불능선'


각도를 돌려 바라본 호남정맥상의 <백운산>. (남쪽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제일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이 산임)


백운산이라는 거산을 보고서 내려서는 이 길이 왜 초라해 보일까. (산을 평하는 데 있어 산고로 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산줄기에 임도가 나있는 고개가 있으니 <금목재>이다. (여기서 휴양림으로 바로 오갈 수도 있다)


금목재를 지나 백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너무 편해 동네 뒷산의 둘레길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등로 곳곳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봄을 뿌려 놓았다. (봄 냄새를 맡지 못한다 하여 산객이 아니라 하면 곤란할까?)


그러다 만난 삼거리 갈림길. (좌측은 백계산 방향이고, 우측은 운암사/옥룡사지 방향)


삼거리에서 백계산까지는 얼마 안되는 거리라서 잠시 발품을 팔면 갔다 되돌아 나올 수가 있다.


지네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산세를 가졌다는 <백계산> 정상.


하지만 산세의 유명세와는 달리 그 흔한 표지석도 하나 없이 이정표 기둥에 새겨진 표시가 전부라 약간은 실망이 든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가 하산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나오는 '눈밝이샘'으로 가는 갈림길. (여간하면 갔다오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다)


샘으로 내려서는 그 길은 누군가 깨끗이 계단길을 만들어 놓아 길 보시를 해주었다.


정말 표시판의 내용되로 하면 눈이 좋아질까 해서 그 물을 먹어본다.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작은 구멍에서 나오는 물줄기는 시종 한결 같다.


그리고 물맛이 너무 좋아 눈병이 나을 것만 같아 물병에도 담아 나온다.


그래서 등로에서 얼마되지 않는 거리에 비켜나 있는 이곳을 왔다가는 것이 좋다. (산행이 아니면 어찌 이곳을 둘러보겠나?)


하산능선에서 바라본 백계산 능선. (도선국사의 풍수지리를 보는 혜안이 놀랍다)


백계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그 길엔 산객들을 화들짝하게 놀라게 하는 진분홍, 연분홍 사랑이 숨어 있으니~~~


그것은 봄의 전령 진달래가 아니던가. 군락도 아니고 소나무 사이에 간간히 활짝 피어나 있는 게 이채롭다.


그러다가 하산 등로의 끝자락 쯤에서 불쑥 나타나는 것이 있었으니~~~


어메이~~~엄청나게 크나부네. 그것은 운암사의 초대형 약사대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약사대불을 보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동백수림을 통과하니 갈림길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운암사로 갈것인가, 옥룡사지로 갈것인가를 놓고) 


그래서 우선 운암사를 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로 하고서 운암사 뒷편으로 나있는 동백수림을 내려선다.


운암사의 사리탑전. (동백수림에 둘러싸인 이런 부도탑전은 또 처음 본다)


운암사의 뒷길. 전각과 약사대불 상반신과의 조화가 그림이다.


 운암사 대웅전 앞으로 들기 전에 담아본 운암사의 전각 배치와 팔각지붕의 아름다움 기품.


단청이 없는 운암사 대웅전. (바깥에서 반배로써 참배로 갈음함)


전각 기와지붕과 약사여래대불의 배치로 작품 하나를 만들어 본다.


운암사 대웅전과 포대화상.


다시 또 전각과 약사여래대불과의 대칭을 만들어 보고~~~


또 전각 지붕과 구름을 배경으로 약사여래대불을 배치해 본다.


양어장 앞으로 내려와 잡아본 운암사의 약사여래대불의 웅장한 모습.


관음전을 비롯한 운암사 전각들이 아름답게 배치된 사찰 풍경.


운암사를 돌아 나오다 범종루 지붕과 대비시켜 본 약사여래대불의 또다른 모습의 풍경.


울창하게 조성된 운암사 뒷편의 동백수림. (선혈색감을 띈 동백꽃은 많이 떨어져 조금은 아쉽다)


다시 갈림길 고개 향해 운암사 뒷길을 오른다. 운암사의 스님들은 아침마다 이 숲길을 따라 포행을 하며 구도를 하고 있겠지.


갈림길 고개를 넘으면 나오는 <옥룡사지>.


옥룡사지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동백수림. (오늘은 이곳에서 사진 전시회가 있다)


옥룡사지를 지나 길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자연 동백수림.


모두가 오랜된 자연 동백림이라니~~~꽃만 만발했다면 또 하나의 커다란 볼거리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이제 이 수림지역을 벗어나면 사실상의 산행이 종료되는 셈.


오늘 우리가 걸어다닌 길들은 도선국사의 천년숲길이라는 안내표시가~~~


마침 산행한 이 날이 제1회 옥룡사지 동백숲 문화행사가 있는 날.


행사가 끝났는지, 시작되었는지를 알 수 없어 잘 만들어 놓은 무대만 바라보고서  행사장을 빠져 나온다.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안내 이정표


산행종착 지점에서 바라본 북쪽의 백운산 억불봉과 유장하게 뻗어내린 억불능선이 멀어지고 있고~~~


서쪽으로는 오전에 올랐던 산행지 풍광을 되돌아 보면서 하루 산행을 의미있게 잘 마무리 한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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