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1(토) 경북경산 반룡산 포토산행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육동마을행복센터>용천2교>저수지>왕재길>정자>전망데크>667봉>발백산갈림길>반룡산>반룡사>용문교>육동마을원점회귀
GPS 도보거리 약 8.5 Km 3시간 3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 왕재의 둘레길에서 4월의 봄을 열면서 -
【원효가 다녀간 그 길 위에 시절인연으로 우리도 함께 서다】
'봄에는 꽃길만 걸어라'고 말한다. 그 만큼 꽃들의 유희가 시작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3월이 가니 벌써 하얀 목련이 활짝 피었다가 어느 새 지고
있고, 4월의 꽃이라는 벚꽃이 춘풍의 영향을 받아 만개를 서루르는가 하면 도로가에는 벌써 만개한 곳도 있다. 경남진해에서 군항제가 시작되고
있는 것을 보면 벚꽃의 계절인가 보다. 또한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을 아름드리 따다가 님의 가시는 길에 고이 뿌리겠다'는 그 꽃도 지금 시기에는
산속 곳곳에서 피어나는 계절이다. 3월이 가고 4월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다.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필요한 수분공급을 위해선
봄비가 필요하지만 만개한 꽃잎들에게는 비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그런데 어찌하랴. 때 되면 비내리고 바람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고 이치인
것을. 원래 봄은 바람도 많고 비도 잦다. 바람이 많은 것은 자연 생태계의 수정을 돕기 위해 꽃가루를 날려야 함이고, 비가 잦은 것은 만물이 소생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물이며, 또 그 물이 가득해야 논농사 준비를 문제없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적 현상을 거부할
수도 없고 거부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이 봄이 주는 아름다운 은혜이기 때문이다. 비바람이 간간이 불거나 내려주지 않으면 꽃길을 걸을 수
있는 봄을 열 수가 없다. 꽃이 그냥 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도움이 있어서이다. 바싹 메마른 나무가지에서 움을 틔우는 것도 연록의 잎사귀가
돋아나는 것이 때가 되어서가 아니라 그 계절이 되면 일어나는 자연의 절대적 도움이 있어서 가능하다. 대자연의 힘은 그래서 위대하고 신비한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길을 나서 비록 우중산행이 될지라도 이 계절에 내리는 봄비를 원망해 하거나 속상해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조망이 없어 답답함은 있겠지만 운무로 인해 펼쳐보이는 무릉도원 같은 산길 분위기에 취해 걷는 행복함도 있기 때문이다. 우중에 찾아나서는
'반룡산'은 비슬지맥상의 '발백산'에서 남서방향을 따라 운문호가 있는 곳으로 흘러 내리는 산줄기로써 영남알프스 북단의 그림자를 담아내고
있는 '운문호'의 풍광을 수림사이로 볼 수 있고, 산 서쪽 아래에는 해동성자이신 원효가 머물렀다는 유서 깊은 사찰인 '반룡사'를 품고 있다.
높은 산도 아니고 뚜렷한 특징이 있는 산도 아니지만 비슬지맥의 분맥을 걸어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비내리는 4월의 첫 날에 길을 나섰다.
반룡산의 산행은 '육동마을행복센터'에서 시작한다. 보건소와 마주한 센터가 건립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주말이고 우중이라 아무도 없다.
마을주택가의 골목길에 서있는 이정표를 따라 용봉2교를 지나 소류지에 올라서면 둑을 따라 산길에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그 길은
'왕재 둘레길'로 조성되어 있어 한동안은 너른 둘레길을 따른다. 길가에 물기를 머금은 선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 산객을 맞이한다. 산에 피는
꽃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설레게 한다. 마른 나무가지들만 빼곡한 산속에 피어난 진달래꽃은 언제나 시선을 압도한다. '왕재'는 경북 경산시에
속한 구룡산과 반룡산이 이어지는 7부 능선에 청도 운문면 공암리와 경산시 용성면 용전리를 연결하는 옛길로써 이 고개는 백제 정벌을 위한
신라의 주병참로로 누대에 걸쳐 왕이 입성하여 넘었던 고개라 하여 왕재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반룡산 산길의 특징은 없어도 왕이 걸은 고개가
있는 그 맥길을 걷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비록 우중산행이라도 크게 아쉬워 할 필요는 없겠다. 그런데 등로에 너른 데크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
운문호 조망을 위해 설치된 것 같은데 조망상태의 각도 등을 봐서도 왜 이곳에 너른 전망터를 설치했는지 조금은 의아하다. 차라리 육각정자나
하나 설치하면 비를 피하거나 그늘 쉼터라도 될터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짙은 수림지역이라 맑은 날이라 하여도 운문호의 조망은 쉽지 않다.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도 등로가 젖어 촉촉하다. 먼지가 일지 않아 좋다. 운무가 산을 싸고 있어 등로가 무릉도원의 길 같아 신선이 된 기분이다.
등로의 봉우리에 전망봉이라 표시해 있지만 수림으로 쌓여 있는데 무엇을 전망하는지 알 수가 없다. 반룡산 정상 직전에 비슬지맥의 발백산으로
향해 갈리는 지점이 나온다. 시그널이 많이 붙어 있지만 우측은 발백산 방향이고 직진하면 곧 반룡산이다. 정상엔 표지석이 있고 시그널도 많다.
반룡산을 지나면 곧바로 좌측으로 나있는 하산 능선길을 내려서면 반룡사에 내려선다. 반룡사는 해동성자이자 걸승이었던 원효의 흔적이 머문다.
물론 지금의 전각들은 현대에 중건된 것이지만 당시의 사지 터에서 나온 초석 등 유물들이 별도로 사찰 한 켠에 노상전시로 그 시대를 보게 한다.
왕재 둘레길은 반룡사를 거치도록 설계되어 있어 그 길을 걸으며 천년 전 원효가 머물고 걸었던 흔적에 잠시 몸을 맡기고 회상에 젖어볼 만하다.
반룡사를 물러나오면 출발지였던 육동마을행복센터까지는 농로 등으로 연결되어 있는 둘레길 같은 도로를 따라서 돌아간다. 포도과수원, 축사,
논밭 등 사이로 나있는 촌길은 흐린 날씨지만 4월의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길이어서 좋다. 어찌보면 조금은 짧을 수 있는 산행거리지만 이럴 때도
있어야 한다. 일찍 하산 덕택으로 남은 오후시간은 진해군항제가 개막되는 벚꽃축제 구경을 위해 그 곳을 향한다. 하산 후 비는 더세게 쏟아진다.
오늘 산행의 시작점은 <육동마을행복센터>에서부터다.
산행을 마치고 원점회귀한 육동마을행복센터, 흐린 날씨였지만 잘 마무리 하고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한 하루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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