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7(토) 경남사천 안점산/봉두산/와룡산 포토산행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신기버스정류장>약수암>안점산봉수대>전망대>봉두산>하늘먼당>명지재>헬기장>백천재>민재봉>진분계삼거리>진분계마을
GPS 도보거리 13 Km , 약 7시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 그림 같은 남해안의 조망이 한 눈에 펼쳐지는 와룡분맥 산행에서 -
【와룡의 조화인가 시샘인가 바다풍광은 운무속에서 헤메이고】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10월에 들면 중부이북 지방은 단풍으로 온 산들이 옷을 갈아 입는다. 중부이남도 1천미터 이상되는 고산준령에도 고운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단풍은 일교차가 심할 때 빨리 물들지만 올 여름이 무더웠던 만큼 추위가 빨리 오지 않아 단풍이 물드는 시기도 조금
늦추어지고 있다. 산이 옷을 갈아 입는다는 것은 계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순환은 자연의 이치라 거스를 수가 없는 법이라서
무더웠던 긴 여름이 가고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이 시작되자 마자 만추지절의 시간속으로 달려간다. 그래서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자 산으로
향하는 계절이다. 10월 초순의 남부지방은 아직 단풍으로 깊게 물든 산은 별로 없다. 멀리 원정산행을 떠나 단풍여행을 떠나면 되겠으나 여의치
못할 때는 마음으로만 단풍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느끼기 위해 근교산이라도 달려가본다.
경남 사천에 있는 '와룡지맥'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출발한 낙남정맥이 대곡산(545m)에 이르면 한줄기는 남동향의 통영지맥으로 분기되고 또다른
한줄기는 서향으로 산줄기를 만들며 무이산, 수태산, 향로봉, 봉암산을 지나 와룡산(민재봉,새섬봉)을 올랐다가 다시 각산을 거쳐 바닷가에 있는
노산에서 32Km의 거리로 맥을 다하는 지맥을 말한다. 지난시간 구간산행을 통해 와룡지맥을 거의 다 걸었다. 그러나 그 지맥에 딸린 괜찮은 숨은
분맥이 있다기에 긴 추석연휴를 틈타 경남 사천으로 길을 나서 본다. 소위 와룡산 민재봉 북릉인 하늘마당, 봉두산, 안점산이 있는 분맥능선이다.
그 능선에는 봉수대가 있고 분맥이든 지맥이든 주산인 와룡산은 임진왜란 시 사천해전이 벌어질 때 현장을 지휘하던 산이기도 해서 그 산길을
걸으며 역사의 현장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산행은 원점회귀가 아니어서 차량 두 대를 이용해 출발지점과 하산지점을 오가는 것으로
하고 신기마을주차장 근처 '안점산봉수대입구' 팻말이 있는 데서부터 산행을 시작해 약수암까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약수암에 들러
무탈산행을 기원하는 서서 삼배를 올린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부터 가파른 길이긴 하지만 등로는 아주 좋다. 전날 비가 내린 탓에
등로는 촉촉히 젖어 있고 먼지가 일지 않아 좋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안점산 봉수대를 만난다. 팔각정자도 있고 봉수대도 복원해 놓았다.
그런데 봉수대가 왜 이 지점에 있는지가 의문이다. 이곳 봉수대는 남쪽으로는 각산 봉수대와 연결되고 북쪽으로는 망진산 봉수대와 연결된다고
하는데 사방이 터진 산봉이 아닌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궁금하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민둥산 시절 같으면 이곳도 보인다면 가능하다 싶다.
역사의 현장을 산행의 덤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길을 나서지 않으면 어떻게 이런 것들과 마주하겠는가. 산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한
우리나라에서는 힘들고 고된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역사가 산속에 있었음을 그동안 산행을 통해 늘 느껴왔다. 그래서일까. 역사의 작은 현장에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봉수대를 지나 잠시 후면 멋진 거암의 조망터를 만난다. 벼랑진 바위라 아주 조심해야 하는 전망터다. 사천만을 비롯하여
사천시, 진주시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조망의 아쉬움은 날씨 상황이다. 구름이 많이 낀데다 연무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다. 투명한 조망이
정말 아쉽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이곳에 앉아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 말이다. '신선된 효과'라고 할까. 다시 조망터를
지나면 오름이 이어지고 그 길에서 '걸친바위와 선바위'를 만난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다. 육산인 곳에 이런 거대한 바위가 멋진 자태로 이곳에
있는 게 놀라게 한다. 지루한 산행길이 되지 않게 하는 양념 같은 존재라 더 오묘함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앵글에 잘 담아 간다. 잠시 후 봉대산에
서지만 표지석은 없고 누군가의 배려로 나무에 매달아 놓은 팻말 앞에서 인증삿을 남긴다. 봉두산을 지나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오찬시간
임을 알리는 신호이다. 너덜바위 지대의 괜찮은 너럭바위에서 오찬을 즐기니 이또한 신선놀음이다. 상추에 족발까지 한입 꾹꾹 눌러 씹어 먹으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거기다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이 하루가 즐겁고 신난다. 먹는 행복이 없다면 하는 생각도 이런 데서 해본다. 오찬 후에
만나는 봉우리는 '하늘먼등'이다. 분맥의 능선에서 최고봉이자 유일하게 표지석이 있다. 이런 곳은 좌우 조망을 할 수 있도록 사방정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늘먼등이라 열린하늘만 보라는 말인가. 조망이 시원한 와룡산 민재봉에 빨리 오르고 싶어 발걸음이 괜히 빨라진다. 잠시 임도에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짓을 하니 백천재에 이른다. 백천재는 백천사가 있는 방향에서 민재봉을 오가면 반드시 거치는 고개로써 지난 날 여러 번
이곳을 지났다. 그래서 반가운 고개다. 하지만 여기서는 민재봉까지 지루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정상에 다다르면 맑은 하늘아래 멋진 조망이 펼쳐
질 것이라 오전엔 크게 기대를 했는데 산을 오를수록 정상주변은 짙은 구름과 운무가 진을 치는 듯 하다. 민재봉에 올라서니 우려했던대로 역시
조망이 불투명하다. 바닷가 쪽에서 날아오르는 운무가 정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오리무중을 만들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열기도 한다. 멋진 조망을
카메라에 담아갈 꿈은 산산히 부서진다. 삼천포 앞바다의 조망을 비롯해 새섬봉과 천황봉(상사바위)도 운무에 맥을 못추고 있다. 다만 지나왔던
북릉 분맥능선만이 그래도 꿋꿋이 운무에 벗어나 있다. 고성방향의 와룡지맥상의 산들도 보이지 않는다. 선업을 많이 쌓지 못해 하늘이 조망을
열어주지 않는 모양이다. 조망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생각하며 올라왔던 방향으로 300여미터 되돌아가 거기서 진분계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가파르게 하산하는 이 길도 와룡지맥이다. 길은 별로 좋지 않다. 두 세군데 바위조망터를 만나지만 줄곧 내리막길이라 조심스럽다. 민재봉에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고성방면의 와룡지맥상의 산들인 봉암산, 향로봉, 수태산 등이 하산길에서는 보인다. 그런데 하산하다 와룡산을 올려다보니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도 사라지고 운무도 사라지는 것이~~~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하늘이 아주 고약한 심보라도 발동한 것일까.
잠시전만 하더라도 전혀 개일 것 같지 않던 하늘이 거짓말처럼 맑아지다니~~그 많던 구름과 운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정말 누릴 수 있는
행운의 주인은 따로 있는 것인가. 그래서 거산에서의 조망(일출,일몰 등)을 하는데 있어 3대가 선업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하는
말이 빈말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세상사의 들고 나는 모든 일들이 시절인연과 맞아야 된다고 했으니 오늘 우리들에게는 그 인연이 없어서라
생각하며 애써 위안하면서 오전에 미리 갖다 놓았던 차가 주차되어 있는 진분계마을에 내려선다. 하산기념으로 한 잔에 1천원 하는 커피로써
무탈산행을 자축한다. 행복이란 큰 것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작고 적더라도 소중한 것이라 생각하면 그것이 '작은 욕심 큰 행복'인 것이다.
사람에 따라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길을 나섰다가 일탈의 행복을 안고 돌아간다면 그 하루는 멋진 날이 될 것이고 빛날 것인 것을.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신기버스정류장 앞 도로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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