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4(일) 전북진안 내동산 포토산행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대운치>구신치>819봉>암릉구간(조망터)>동산마을갈림길>내동산>855봉>785봉>750봉>암수상수리나무>계남마을>계남교
GPS 도보거리 7.5 Km , 약 4시간 4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에 둘러싸인 산행에서-
【마이산의 쫑굿한 두귀는 백마의 울음소리에 놀란 형국인가】
무진장이라고 불리는 전북 '진안'은 남한의 9정맥 중 2개의 정맥이 거쳐가는 고장이다. 하나는 백두대간 영취봉에서 분기한 '금남호남정맥'이고
또 하나는 금호남정맥이 끝나는 조약봉에서 남하하는 산줄기인 '호남정맥'이다. 진안은 이 두 정맥을 끼고 있어 유명 산줄기를 가진 고장이고
옛날에는 오지였을 정도로 높은 산맥에 묻혀 있는 고장이었다. 무주, 진안, 장수가 지금은 잘 나있는 도로 덕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고장이지만
지방도로만 간간이 있던 옛날에는 들고 나기도 힘들 만큼의 깊은 오지로 불렸다. 진안의 자랑인 마이산 탑사도 산들에 둘러싸인 오지인 덕택에
오랫동안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개국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 정도로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다.
그래서 마이산의 주변지역이 말과 관련된 지명과 길지가 많다고 한다. 두 귀를 쫑긋 세운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마이산을 백마가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산세를 가진 산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진안의 '내동산'이다. 해발 887.4m인 내동산은 원래 백마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내동마을 뒷산이라 해서 내동산으로 불렀던 게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지방사람들에게서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옛적 이곳에
귀골이 장대한 장수가 태어났는데 누군가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하게 되자 산에서 백마가 울면서 뛰어 나온 곳이라 해서 백마산이라 불렀는데
일제가 산 이름을 명아주 '래(萊)' 자를 넣어 고친 뒤부터 마을이 몰락했다는데, 내동마을이 안 '내(內)' 자로 고쳐 부르면서 마을이 다시 예전처럼
살기좋은 마을로 되살아 났다는 이야기가 있어 산명도 옛 이름을 되찾는 운동이 필요해 보인다. 내동산은 좌우로 두 개의 정맥의 외호를 받고
있으나 가까이로는 성수지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수지맥'은 금남호남정맥상의 팔공산에서 섬진강 본류와 그 지류인 요천을 가르며 서쪽으로
내려선 산줄기는 마령치를 지난 봉우리에서 오수천을 감싸며 내려가는 두 개의 산줄기로 나뉜다. 남쪽으로는 개동산을 지나 요천과 오수천을
가르면서 내려가다가 요천 끝에 이르는 산줄기는 개동지맥이고, 오수천의 서쪽 울타리를 이루며 성수산, 고덕산, 봉화산, 원통산, 무량산을 거쳐
순창군 적성면 평남리 구남마을의 어은정에 이르는 도상거리 56.8Km가 되는 산줄기가 바로 '성수지맥'이다. 마이산을 바라보고 있는 내동산은
성수산과 고덕산 사이에서 북서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에 우뚝 솟은 산봉으로써 소위 성수지맥의 분맥이 되는 산이다. 산은 이렇듯 알고 오르면
주변의 산세가 친근하게 다가오고 더 멋있고 장엄하게 보이는 법이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내동산이 그리 높지
않는 산이지만 주변 산세와 산의 뿌리를 알면 그 산에 더 가까이 다가가지는 법이다. 그래서 찾아간 산행의 들머리는 '대운치'이다. 사람들은
보통 이 산을 오르는 들머리를 많이 삼는 곳이 동산마을인데 산줄기를 따라 걷기를 고집하면 이 곳을 산행기점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대운치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로 초반의 산길은 길이 묵어 있어 잡초목이 등로를 가리고 있다. 그러나 묵어도 길의 흔적은 있는
법이라 등로를 따라 가면 별 어려움은 없다. 유순한 등로는 구운치까지 계속되고 구운치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능선오름이 시작되면서 온 몸은
땀으로 얼룩져가고 암릉이 가까워 오는지 오름능선 곳곳에 바위 조망터를 제공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주말.휴일 이틀 동안의 날씨가 좋지 않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고 있어 주변의 산세를 구분할 수 없다. 날씨가 좋으면 내동산 우측으로 금남호남정맥상의 덕태산과
정맥의 우람한 산세가 조망되고 등로 뒤를 받쳐주는 성수지맥상의 성수산과 고덕산도 돌아볼 수 있으련만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잘 안될 만큼
대기상황은 극히 시계불량이다. 한마디로 조망이 꽝인 산행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내동산 산행의 최고 조망터인 암릉구역의 반반한 조망터에 서도
배경없는 인물사진만 찍는 것이 고작이다. 산행은 곧 조망이라 했건만 오늘은 이것을 실감할 수 없는 산행이다.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는 이런
상황에선 그저 산객들의 얼굴만 바라보면서 오를 수 밖에. 데크울타리가 있는 내동산 정상에 올라서도 역시 조망은 별로다. 달려가는 백마의
산세를 하고 있는 내동산이 마이산을 향해가면서 북쪽 정면으로 마주하는 산이 바로 '마이산'이다. 그런데 짙은 연무속에 자취를 감춘 마이산은
흔적을 제대로 찾을 수 없을 만큼 오리무중이다. 날씨가 좋으면 마이산 좌측 뒤로 부귀산과 더 멀리에 는 운장산, 연석산까지 조망되는데 오늘은
뿌연 허공 뿐이다. 그래도 내동산에서 가깝다는 호남정맥상의 박이뫼산, 경각산을 비롯해 금호남정맥상의 성수산, 덕태산, 선각산 등도 그저
가물가물한 흐린 산세만 보일 뿐이다. 눈시리도록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펼쳐질 진안고을의 산들을 정말 보고 싶었는데, 특히 사방으로 둘러쳐진
금호남정맥과 호남정맥, 성수지맥의 유명산 퍼레이드가 정말 보고 싶었는데 오늘 산행하는 사람들의 일진이 모두 안좋은 것인지 수많은 산들은
철저히 짙은 연무속으로 몸을 숨겼다. 내동산 정상은 그래서 오늘은 인기가 없다. 그저 스쳐가는 하나의 봉우리에 불과하다. 북쪽 능선을 따라서
내려가면서도 마이산을 찾아보려 애를 쓰지만 숨은그림 찾기다. 그러다 보니 내동산 정상의 서쪽 능선상에 있다는 '선바위'를 보지 못하고 통과해
버렸다. 조망만을 보는 데만 치중하다 그것을 둘러보지 못한 우를 범한 것이다. 855봉에 오르면 시랑골을 가운데 두고 두 갈래의 능선으로 나뉜다.
하산지점인 계남마을을 가기 위해선 우측능선을 따른다. 이내 전망터를 만나 다시 마이산을 조망해 보지만 눈좋은 사람만 아주 어렴풋이 흔적이
잡힌다고 하는데 원하는 그림은 역시 없다.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는 능선길 끝자락에 서니 고추, 깨, 고구마 밭을 만나 비로소 산자락을 벗어난다.
하산지점인 계남마을 입구에 서면서 사실상의 산행은 끝이 나고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하산지점인 계남교 아래로 흐르는 섬진강(상류)물에
뛰어드니 아주 살 것 같다. 산행의 대미는 역시 알탕의 유희다. 산행거리가 짧아 힘은 덜 들었지만 조망의 난맥으로 그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대운치>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산행이야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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