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3(토) 전북완주 인대산/대둔산/서각봉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백령재>바람골산>식장기맥분기점>인대산>오항고개>570m봉>배티재>낙조대>대둔산>서각봉>깔딱재>세리봉>수락재>수락주차장
GPS상 산행거리 약 22.6 Km , 총 9 시간 18 분 소요 (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개념도입니다 -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을 맞은지가 엊그제. 이제 하루하루가 다르게 낮길이가 길어지고 날이 길어지는 만큼 산꾼들도 신이 나는 계절입니다.
어둠이 긴 기나긴 겨울은 모질고도 혹독한 추위 만큼이나 하산하는 산행길에서는 마음을 졸이게 하는 숨은 복병과도 같은 것이지만,
이제 계절이 뒤바뀌어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를 뛰어 넘을 때 쯤이면 산행의 길이도 길어지고 졸인 마음도 다소 누그러지는 그런 시간을 맞습니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어둠을 깨우는 새벽도 일찍 시작되고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산객의 새벽을 준비하는 손길의 분주함도 바빠집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이지만 어디론가 목적을 향해 길을 나서는 설레임 앞에서는 잠을 설친 새벽은 결코 서글픔은 아닙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이 시간은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잠이 부족해 불만스런 시간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충만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길을 나서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자기자신한테만은 행복한 시간이겠고, 또다른 역사를 계속 써간다는 것에 뿌듯한 시간일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를 만나러 나선 그 길은 다름아닌 금남정맥 제3구간의 길이고, 또 함께 걸어갈 사람들이며, 또 인연을 맺어야하는 거산들입니다.
맥산행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정말 많은 것들과의 인연을 맺는 일이고, 그 산길을 걷고 그 산길을 오르내리며 많은 것을 사유하게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제2구간이 끝났던 백령고개에 내려섰고, 다시 이곳에서부터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제3구간의 산행흔적도 남기게 되겠죠.
그런데 산행출발의 신호와 함께 백령고개를 떠나면서 처음 누른 카메라 셔터는 작동오류의 메세지가 뜨면서 산행흔적을 담는 적신호가 켜집니다.
산행의 종주도 중요하지만 그 길의 흔적을 지금껏 담아온 처지로서는 정말 낭패스런 일이 아닐 수가 없고 말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지난 2구간에서는 너무 멀고 굴곡진 산봉들이 많아 육신이 고되어 힘들었지만, 이번 구간은 육신의 고됨보다 흔적을 남겨야하는 마음의 고됨입니다.
간간히 몇컷의 사진을 건지곤 하지만 정작 흔적을 잡아야 하는 포인트 지점에서는 어김없이 카메라는 오작동으로 발을 동동 구르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되지 않는 일을 두고서 혼란스런 마음을 진정시키기보다 두눈으로 눈시린 조망을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겠지요.
맥산행은 먼 길을 걸어야 하는 여정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대자연의 인연과 함께 호흡하며 그것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며 걸어야 하는 길입니다.
인대산을 넘고 오향고개를 거쳐 배티재를 향해가는 길은 봄나들이 가는 나그네의 심정으로 나목의 낙엽길을 밟으며 봄을 즐기며 또 걷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 듯 거대한 암산과 마주하는 대둔산의 턱밑에 이르면 산이 던져주는 거대함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또한 되돌아보게 됩니다.
인간은 혼자서도 반조와 성찰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지만, 대자연이 펼친 오묘한 극치 앞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산행은 혼자서가 아닌 자연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열린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산행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특히 맥산행은 육신의 고됨이 더한 곳이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더할 수 없는 깊이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인 것입니다.
그것은 지나온 먼길이 있고, 또다시 가야만 하는 먼길이 있으며, 특히 그 길들이 자신이 선 그곳에서 동시에 모두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행은 바라봄이고 되돌아봄인 곳입니다. 그래서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많은 것을 만나게되는 것이며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암으로 치장한 대둔산의 암릉길에 서서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을 바라보는 순간이면 영혼은 그야말로 혼탁함에서 벗어남을 느낍니다.
금남정맥 제3구간의 극치미는 역시 대둔산의 정상이고 사방으로 바라보이는 조망은 연무에 빛은 바래지만 일망무제의 탁 트인 시야입니다.
그리고 뿌연 연무가 낀 기상만 아니었다면 2구간의 장군봉에서 바라보았던 확연한 대둔산을 보았듯이 여기서도 장군봉을 바라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희미한 조망이지만 그 연무속에 갖힌 지나온 산봉들의 그림들을 쫓아가며 연상해보는 것도 암릉의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재미입니다.
이제 금남정맥의 제3구간의 산행이 끝이 나는 수락재에 서니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봄기운속에서도 차가움으로 몸속을 파고듭니다.
오르면 내려서야 하는 이치가 있듯이 오늘 하루도 길고 먼거리를 우리는 걸어왔고, 이제 그 흔적만을 고이 갖고서 산을 내려섭니다.
제4구간에서 만날 월성봉과 바랑산이 다시 만날 그 시간을 기약하며 배웅해주는 것으로 감사히 느끼며 3구간의 산행을 이렇게 마칩니다.
오늘 산행은 금남정맥 3구간이 시작되는 이곳 <백령고개>에서부터 출발이다.
그런데 출발도 하기 전에 오늘 3구간의 흔적을 담아가야 할 카메라의 작동이 시원치가 않다.
산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라고 했는데 그 흔적을 담아야 할 문명의 이기가 초장부터 초를 치기 시작한다.
백령고개에서부터 인대산으로 향하는 굴곡진 나목의 길은 이제 한두달 후면 연록의 잎이 이 길을 수놓을 것이리라.
긴 겨울을 견뎌내기 위해 지난 가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 나목의 가르침에서 우린 지난 겨울산행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비우고 버려야만 채워진다는 자연의 섭리를 보고도 아직도 우린 그것을 제대로 실천을 하지 못한 우매한 인간임에 오늘도 이길을 걷는 것인가?
어쩌면 이렇게 걷는 산행의 욕심도 버리고 비우지 못한 생각에서라면 이것도 지나친 비유일까.
작은 몇개의 봉우리를 넘었을까, 어느 새 622.7m봉인 바람골산 을 넘는다.
그러다 식장기맥분기점을 넘어 인대산으로 향하고~~~
또 어느 새 저 나목의 사이 너머로 인대산의 봉우리가 어서오라며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된비알의 오름길을 올라서니~~~
앞선 산님들이 막걸리 파티를 벌이다 후미에서 힘들게 쫓아온 산님에게 잔을 건네며 오름의 수고를 달래준다.
막걸리 한잔의 걸쭉함으로 인대산을 오른 인증삿을 간만에 남겨보기도 한다.
그리고는 인대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금남정맥 1~2구간의 아늑한 산그리메들. 우린 그 길을 걸어 지금 이곳에 와 서있다.
인대산을 내려서면서 과연 맥산행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되씹어본다.
맥산행의 의미를 사유하다 오른 헬기장 봉우리. 오늘 우리가 넘어야 할 대둔산의 비경을 이곳에서부터 맞이한다.
그리고는 꼴찌들의 여유랄까, 대둔산을 배경으로 잠시의 즐거움에 빠졌다가~~~
이내 방금전 우리가 지나 내렸왔던 인대산을 여기서 되돌아본다.
그리고 헬기장 봉우리를 거쳐 내려서면 만난다는 임도가 엊그제 쯤으로 보이는 이런 아스팔트 포장을 해놓았다.
임도였던 이 고개에서 지난 2구간 산행에서 마주했고 걸었던 눈에 익은 산봉들이 불쑥 바라다 보이는 것이 반갑다.
이제는 임도가 아닌 포장도로를 따르다 만나는 635지방도로의 오항리고개.
그 고갯길을 지나 산길에 접어드니 벚꽃나무들이 즐비하게 등로를 지키고 있다. 얼마후면 이곳에도 벚꽃이 만발하겠지.
또다시 나목의 등로가 이어지고 배티재까지는 가야만 앞선 산님들과 즐거운 오찬시간을 가질 것인데~~~
어디 산길이 지금의 우리마음 같이 따라주겠는가. 570m봉우리까지는 우직하게 걸어가야만 희망이 있을 뿐.
그리고는 한참을 걸었다. 앞선 산님으로부터 후미그룹의 이동상황을 물어온다.
그러는 사이 배티재까지 오름길의 마지막인 570m봉에 올라서고, 전망이 좋다는 저 봉우리는 여기서 보는 것으로 끝내고 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
570m봉에서 바라보는 대둔산 서각봉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지는 암릉구간.
잠시 후 점심식사 후면 힘을 내며 올라야 하는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가 벌써부터 위압감을 주며 아래를 응시하고 섰다.
시간은 이미 오찬시간을 한참 넘긴 오후 1시를 넘고 있고~~~
배는 꼬르락거리는데 오찬장소는 아직도 나타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발길은 계속 배티재를 향한다.
오찬을 끝낸 오후 1시반, 드디어 충남금산과 전북완주를 경계로 하는 <배티재>에 들어선다.
배티재에서 바라본 대둔산 정상주변의 암릉산세. 아마도 이곳을 찾은지가 10년 만이 아닌가 싶다.
10년 전 당시 10년 후에 다시 이곳을 찾아오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러고보면 우리는 10년 후를 내다보지 못하는 우매한 인간일 뿐.
배티재를 건너 대둔산을 오르기 위해 오후의 산행을 시작하면서, 지금부터 일일산행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산을 올라야 한다.
그런데 대둔산 산행 초입에 서있는 입구문부터 위압감이 심상치가 않다.
시작부터 시작되는 계단길, 얼마나 이런 길이 이어질까?
그런데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계단길이다. 다리통에다 헐떡이는 숨막힘까지~~~우리가 왜 이렇게 올라야만 하는 것일까?
계단길이 끝나자 우측의 오대산과 좌측의 대둔산으로 갈리는 갈림능선길을 올라선다.
그리고 오름의 수고를 달래기라도 하듯, 이 곳에 지나온 금남정맥의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전망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목을 축이고 숨을 고르고서 전망쉼터를 내려서기 전에 바라보는 대둔산의 암릉구간과 낙조대.
카메라의 오작동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간혹 이렇게 한두컷이라도 잡히는 것이 있어 다행이지만~~~
오름길에선 흔적을 담는 것조차 싫을 만큼 힘들 때이면 오작동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도 때론 짜증이 함께한다.
이어지는 계단길이 끝나면~~~
또다시 너덜지대 같은 바위길을 따르니~~어느 새 마천대와 낙조대의 갈림길에 올라서고.
힘들어 갔다올까 말까를 망설이다 나중 후회하지 않기위해 이곳 <낙조대>에 올라선다.
낙조의 시간대가 아니라서 낙조의 아름다움은 기대할 수 없지만, 먼저 배티재를 따라 지나온 길을 조망해본다.
다시 고개를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청림골 방향의 일대를 조망해 볼 수 있고~~~
다시 고개를 돌리면 낙조대 북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구간이 행정저수지쪽으로 이어지는 것이 조망된다.
다시 북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다음 산행구간인 금남정맥 4구간의 월성봉과 바랑산이 연무에 허덕임을 안스럽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되돌아 갈 방향의 남쪽으로 돌아서면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가 빨리오라며 몸짓을 하고선 것이 참으로 반가웁다.
그래서 낙조대를 뒤로하고 마천대를 향하는데 대둔산의 암릉산세가 발걸음을 붙잡는데 어쩔 수 없이 멈춰선다.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에 좀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는 줌으로 먼저 정상을 잡아놓고서 10년 전의 그 기억을 쫓으며 다시 발길을 옮겨 놓는다.
오작동 중인 나의 카메라는 이런 <금강구름다리>의 비경도 잡지 못하고~~~
또 이런 <삼선철계단>의 아찔한 비경을 담지 못함에~~~
10년만에 찾은 대둔산 최고의 풍광을 함께한 산님이 담아온 사진으로 포토산행을 엮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다.
이제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에 선 개척탑에 올라선다.
마천대에서 바라본 낙조대에서 암릉을 거쳐 이곳까지 이어지는 대둔산의 아름다운 산세.
가을이면 신선이 따로 없을 만큼 아름다운 대둔산의 단풍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단풍철이 아니라도 100대 명산의 반열에 드는 대둔산의 사시사철은 이런 암릉의 아찔한 곡선미가 있어 언제봐도 탄성이 나온다.
마천대 전망터에서 바라본 <서각봉>
마천대 정상에서 바라본 다음 금남정맥 제4구간에서 오를 월성봉과 바랑산~~~
이제 마천대에서의 조망을 뒤로하며 서각봉을 향해 길을 잡는데, 이곳에서도 바위를 타고 오르는 백곰같은 형상이 볼수록 신비롭다.
길을 잘못 잡으면 정맥길을 놓칠 수 있는 곳에서 다시 바라본 서각봉.
옅은 연무만 아니었다면 참으로 좋은 비경을 즐길 수 있는 대둔산의 산봉들이건만~~~
그래도 이 만큼이라도 풍광을 바라보고 담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서각봉에서 바라본 마천대 정상.
다시 서각봉을 지나 내리막의 암릉구간의 멋진 조망터에서 바라본 서각봉.
더 이상의 아름다운 조망들이 펼쳐졌지만 카메라 작동의 한계로 인해 담는 것을 포기하고 <깔딱재>에 내려선다.
깔딱재를 지나 세리봉을 감고도는 까치봉 갈림길. 정맥길은 우측을 따라 수락재를 향한다.
금남정맥의 제3구간이 끝나고 다음 산행구간에서 다시 만나게 될 <수락재>.
그러나 접속구간이 있어 계곡을 따라 수락주차장으로 내려서지만, 이 계곡은 다음구간 초입에서 다시 만날 계곡이다.
산길산행은 이제 승전교가 있는 아스팔트 길로 내려서면서 실질적인 산행은 끝이 나고~~~
다음구간에서 다시 오르게 될 이곳이기에 승전교를 지나오며 흔적을 남겨본다.
멀고도 길었던 금남정맥 제3구간의 산행은 이렇게 끝이난다. 힘들어하면서도 내려오고나면 다시 오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일까?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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