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3(일) 충북제천 금수산/망덕봉/소용아릉 포토산행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능강교>능가천>만덕암>비석바위>산부인과바위>소용아릉>망덕봉>얼음골재>살바위고개>금수산>정낭골>용담폭포>상천휴게소
GPS 도보거리 약 10.7 Km 5시간 4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청풍호를 품은 이 곳에 이런 소용아릉이 있을 줄이야】
충북 제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청풍호반'이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에 있는 청풍호 주변에 조성된 제천시의 대표적인 자연관광 중심지로써
'청풍호'가 그 주인이다. 청풍호는1985년 충주댐의 건설로 인해 제천지역에 내륙의 바다라 불릴 정도로 넓고도 웅장한 인공호수로 만들어 졌다.
청풍호를 자랑하는 제천은 명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고장이다. 특히 제천시는 3개의 명산기행 권역을 청풍호를 중심으로 설정했는데 이른 바
월악권, 청풍권, 의림.박달권이다. 3개의 권역이 모두 이름만 대면 유명산들이 포진해 있지만 특히 청풍권은 오늘 찾아가는 금수산과 망덕봉을
비롯해 옥순봉, 가은산, 신선봉, 동산, 작성산, 비봉산이 청풍호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을 만큼 화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특히 금수산은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청풍문화재단지, 용하구곡, 송계계곡, 옥순봉, 탁사정, 배론성지와 더불어 제천10경의 하나이다. 100대 명산이기도 한 금수산은
사계절 모두 산객들에게 환영받는 산이다. 그 만큼 산세가 수려하다는 의미이다. 조선중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선생이 단풍이 든 이 산의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하면서 원래 백운산이던 산명에서 금수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금수산은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산으로 보는 것이 제격일성 싶다. 하지만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는 금수산은 수려한 산세와 깊은 골이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고 여름이면 얼음골의 시원한 녹음과 폭포소리로, 가을엔 온 산을 수놓은 단풍의 물결로, 겨울이면 청풍호의 물안개를 받아 눈꽃이 찬란하게
피는 산으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자랑한다는 산이다. 금수산은 갑산지맥의 호명산 자락에서 분맥해 형성된 산자락으로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내린 제법 긴 산줄기 상의 주봉이다. 금수산은 북서릉과 서릉에 이름있는 봉들을 거느리고 있다. 서릉의 망덕봉을 비롯해 북서릉의 신선봉,
미인봉, 조가리봉 등 암릉을 낀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7년 전 북서릉을 따라 금수산으로 오른 적이 있었으나 작지만 옹골찬 암릉을 자랑한다는
소위 '망덕봉소용아릉'이 있는 금수산 서릉을 걸어보기 위해 다시 망덕봉, 금수산을 찾았다. 망덕봉 소용아릉은 청풍호를 품고 있고 험진구간이기
때문에 날씨가 받쳐줘야 한다. 조망산행과 안전산행을 위해서이다. 단풍의 물결이 설악산을 출발해 치악산을 거쳐 월악산으로 내려오고 있기에
이 시기 금수산 산행은 최적의 단풍산행일 것으로 생각하며 그곳을 찾았다. 하지만 날씨가 변수다. 구름이 잔뜩 하늘을 덮고 있어 행여 산행중에
내릴지 모를 우중산행을 걱정해야 할 날씨상태이다. 산행은 얼음골의 능강계곡이 청풍호로 빠져드는 지점인 '능강교'에서부터다. 들머리에 서니
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금수산의 가을산행을 즐기기 위해 능강계곡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록에 의한 능강계곡은 조선시대 이래 명승지로 알려져
시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능강구곡'이 있는 계곡으로써 제1곡인 쌍벽담과 제2곡의 몽유담, 제3곡의 와운폭, 제4곡인 관주목까지는 충주댐의
건설로 수몰이 되었고, 제5곡인 용주폭은 능강교의 건설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상실했으며, 제6곡인 금병대도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으나 반석이
멸실되는 바람에 제7곡인 연자탑과 제8곡인 만당암, 제9곡인 취적대만 현존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능강계곡에는 한양지의 빙혈이 있어 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고 삼복더위에 얼음도 캐먹었다고 해서 얼음골로 불리기도 한단다. 그런데 최근에 비가 좀 왔다고 하지만 능강계곡은
물이 말랐다. 단풍은 적당한 수분이 공급되어야 단풍색감이 곱다고 했는데 가뭄이어서일까 단풍으로 얼룩져야 할 잎새들이 낙엽이 되어 떨어져
철지난 가을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다 능강계곡의 단풍을 보는둥 마는둥 하다 능선길로 올라섰고 크고 작은 바위들을 만난다. 바위지대라는 것은
주변 조망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등로는 청풍호를 등지고 있어 괜찮은 전망터를 만나면 눈은 언제나 호사를 누린다. 오늘 산행코스 중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망덕봉 오르기 전 구간에서 만나는 '소용아릉'을 오름이다. 그렇다고 다른 구간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등로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비석바위'는 특이한 바위층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오묘함을 보게 했고, 일명 개구멍으로 통하는 산부인과바위도 재미있는 이름을 가지고
산객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또 어찌 그것 뿐이랴. 서릉과 마주하고 있는 금수산 북서릉의 미인봉, 신선봉 암릉의 조망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용아릉'은 바위능선의 봉우리들이 마치 용의 이빨처럼 솟아있는 험한 암릉을 일컫는 것으로써 용아릉의 이름을 가진 산들은 전국에 수없이 많다.
용아릉은 '용아장성릉'에서 따온 것으로 설악산 용아장성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설악산 용아장성은 뾰족하게 솟은 20여개의 크고 작은 암봉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성곽처럼 길게 늘어서 있다는데서 유래한 명칭으로, 험준한 암릉이긴 하지만 길지 않은 것은 소용아릉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각 산지에 많이 불러지고 있으며 금수산 망덕봉의 소용아릉도 이 중 하나이다. 용아릉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기기에는 최고의 코스이다.
금수산 북서릉의 신선봉- 미인봉의 구간에도 암릉은 있지만 망덕봉 용아릉과는 험준함에 있어 비교가 안된다. 망덕봉 정상이 아무런 조망도 없는
밋밋한 정상임에 그 보상을 소용아릉에서 만끽하면 충분한 보상이 된다. 청풍호의 조망과 스릴을 한꺼번에 즐기려면 이 코스는 단연코 압권이다.
코스의 난이도로 인해 소용아릉을 벗어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소용아릉을 벗어나 망덕봉 정상에 오르면서 아침부터 걱정했던 일기가
불순해져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구름만 많을 것이라는 기상예보는 빗나갔다. 아직 금수산에도 가까이하지 못했는데 벌써 망덕봉에서의
비세례라니. 올해의 가을날씨는 정말 왜 이럴까. 멀쩡한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일요일만 되면 비가 내리니 말이다. 금수산의 가을단풍을 즐겨보려
오랫동안 기다려왔건만 금수산의 신령님은 단풍산행의 은전을 베풀어주지 못한다. 한주 전에도 지리산 반야봉 산행에서 하루 온종일 비를 맞으며
우중산행으로 고생을 했는데 오늘도 오후이긴 하지만 우중산행을 피할 수 없는가보다. 망덕봉은 커다란 표지석만 덩그러니 있을 뿐 정상 주변은
밋밋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무심하게 지나쳐 버린다. 하지만 금수산이 끼고 있는 여러곳 중 아름다운 능강구곡을 품고있는 봉우리가 망덕봉
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망덕봉에서 시작된 능선은 바로 얼음골재를 만들고 얼음골을 시작으로 능강구곡의 발원지를 만들며
약 6 키로를 돌고돌아 그 물은 청풍호로 향한다. 망덕봉은 능강구곡의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는 산임을 느낄 때 비로소 의미있는 머무름이 된다.
그러나 오늘의 망덕봉은 오래 머물 수 없다. 소용아릉을 오를 때와는 다르게 기상상황은 어느 새 짙은 물안개가 정상주변을 점령해 한치 앞의
화려한 산세도 모두 잠식해 버렸기 때문이다. 망덕봉에서 금수산까지의 약 2키로의 구간은 내리는 비소리와 동행을 하며 발밑에 떨어진 낙엽만
밟으며 철계단을 따라 금수산에 오른다. 맑은 날이면 일망무제의 풍광을 자랑하던 금수산의 정상은 오간데 없고 뿌연 물안개가 차지해 버렸다.
청풍호의 그림같은 풍광도, 지나온 길의 망덕봉 능선과 신선봉 능선도, 저멀리 월악산과 대미산,황장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그리운 산그리메도
모두 사라졌다. 정상을 내려서려니 아쉬움의 발길에 하늘이 원망스러워진다. 정낭골 방향의 하산길이 내린 비로 인한 질퍽거림과 심한 가파름이
내려섬을 방해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철계단이 설치되고 있는 중이어서 그 계단길을 이용할 수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정낭골에
노란단풍이 짙게 물들어 그나마 단풍산행의 흔적을 조금 담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망덕봉 남쪽 아래로 자리한 높이 30여미터의 '용담폭포'는
정낭골을 내려와 다시 방향을 틀어 180여미터 정도 올라갔다와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여기에도 물이 말라 낙차 큰 폭포의 위용은 하나도 없다.
아쉽지만 용담폭포를 돌아보는 것으로 사실상의 산행이 끝나고 상천마을로 내려선다. 마침 오늘이 서리가 내린다는 절기상의 '상강'이다.
보름 후면 '입동'이니 절기로 보면 오늘 산행이 가을산행의 끝물인 셈이다. 우중산행으로 금수산의 가을산수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음미하지도
못하고 산행을 마무리함에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조화는 어쩌면 인간의 이기심과 적개심을 뭉개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에 스치면서 물안개로 자욱히 뒤덮어버린 금수산과 망덕봉을 올려다보면서 그곳을 떠나온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능강교> 앞이자, 얼음골이 있는 능강계곡의 입구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산행이야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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