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청 <웅석봉/감투봉/이방산> 지리산 근교산행
<2013.02.17(일) 경남산청 웅석봉/감투봉/이방산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밤머리재>왕재>웅석봉>달뜨기능선>전망대>954m봉>수양산갈림길>773m봉>감투봉>임도>이방산>굴바위>상사바위>삼장체육공원
GPS상 산행거리 약 18.2 Km , 총 7 시간 소요 (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개념도입니다 -
계사년 새해의 설날연휴가 지난지도 벌써 일주일째. 짧은 명절 연휴기간과 차례준비, 찾아봐야 할 곳을 다니다 보니 지난 주는 산행이 없던 한주였습니다.
그래서 먼산만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시간이 한주일 내내 이어졌고, 내게 있어 산이란 어떤 존재이고 무엇으로 다가오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의 시간을 내기가 쉬운 사람이면 마음이 일 때 훌쩍 길을 나서면 되겠지만, 직장인일 경우에는 주말,휴일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음 시대의 명제이자 대세가 '힐링'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있어 삶의 방식이 제각각이고 삶의 여유를 가지는 방법도 가지각색인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현대인의 고민이고, 그 고민을 또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도 고민거리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찌든 삶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 치유의 삶을 애써 찾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예전엔 웰빙의 삶을 지향했고 지금은 좀 더 나아가 힐링이 대세가 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아직도 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의 여건에 따라 원정산행의 빈도가 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만 내면 돈들이지 않고 자연속을 거닐 수 있는 앞산 뒷산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늘 그것들의 축복속에 살고 있고, 그것들을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힐링의 삶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라보입니다.
그래서 내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힐링의 삶을 '산'에서 찾는지도 모릅니다. 산길에는 말로 표현해 낼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계절이 있고 풍광이 있고 무변광대한 너른 품이 그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있고 느낌이 있고 상상이 숨어 있고 설레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길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떠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비록 다시 돌아올 지언정 힐링을 꿈꾸는 사람은 그 길에 서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2주만에 길을 나서 찾아간 곳은 지리산 태극종주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웅석봉>과 그 맥에 딸린 달뜨기능선과 감투봉, 이방산입니다.
지리산의 천왕봉과 중봉, 써리봉을 동쪽에서 제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웅석봉이고 산행내내 천왕봉과 함께할 수 있는 곳도 이곳입니다.
문제는 오늘의 날씨상태입니다. 산행중에는 별 탈없이 산행을 마치겠지만 오후 늦게부터는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이자 시작은 밤머리재입니다. 산행 당시의 날씨는 구름이 잔잔히 깔린속에서도 그래도 햇빛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 출발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위로 오가고 있는 구름들이 언제쯤 산아래를 따라 뒤덮을지가 걱정이고 그것이 비가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겨울철의 고산준령에 걸려있는 구름은 언제 어떻게 기상이 돌변할지가 알 수 없는 일이라 산행을 하면서도 지리산 천왕봉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불과 2~3키로를 움직였을까요,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구름속으로 사라지면서 날씨는 어두워지고 차가운 바람이 이곳을 향해 옵니다.
어제는 구름 한점없는 청명한 하늘이었는데 오늘은 사방이 어두울 정도로 짙은 구름이 천지를 점령하였고 웅석봉에 부는 바람도 매우 차갑습니다.
웅석봉에 서면 지리산은 물론이요 멀리 합천의 가야산 주변 일대의 산세까지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길 수가 있는 곳인데 오늘은 별로 시원치 않습니다.
산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에는 주변 산세가 그냥 아름답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조망이 되지 않을 때에는 갑갑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산은 알면 알아갈수록 어렵고 또한 내 자신이 이렇게 많은 부족함을 지닌 존재였는가를 스승같은 산을 통해 돌아보면서 깨닫게 됩니다.
산은 육체적으로 힘듦을 견뎌야 하고 인내해야만 하는 곳이지만, 또한 산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러한 중요한 가치들이 있어서이겠죠.
오늘 산행은 시작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줄곧 지리산 천왕봉 동쪽자락의 산세를 올려다보며 걷는 길입니다. 그래서 지리산의 날씨는 이곳의 기상입니다.
눈구름인지 비구름인지 모를 운무가 지리산의 8부능선 이상을 점령하면서 기상상황은 돌변하며 일기예보대로 무언가를 뿌릴 태세입니다.
달뜨기능선을 지나고 굽이치는 산봉을 돌고 돌아 감투봉에 다다랐을 적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다가 어느새 싸락눈으로 바뀝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이방산에 올라서니 방금 전까지 내리던 싸락눈이 금새 함박눈으로 바뀝니다. 졸지에 눈산행까지 경험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내자신이 서있는 주변 몇십미터를 제외하곤 사방이 온통 운무와 설무에 갖혀 산길이 소위 오리무중이라고 표현해도 될 상황이 전개된 것입니다.
그러다 고도를 낮추면서는 함박눈이 빗줄기로 변하면서 오늘 산행은 여러가지의 기상상황을 맞는 아주 재미있는 산행추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산이 주는 묘한 매력, 산에서 만나는 묘한 감정, 발품을 팔아 오르지 않으면 절대로 만날 수 없는 것들을 거산은 품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힘든 산길이었다고는 하지만 되돌아보면 언제나 아쉬움과 새로운 그리움을 남기는 것이 산의 또다른 매력이고 아름다움입니다.
그래서 그 흔적을 이렇게 남기려고 애써는 것일까요? 이제부터 지난시간 담아온 흔적들에 대해 다시 둘러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산행의 들머리이자 출발점인 <밤머리재>, 모두가 긴시간 여행을 떠나기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다.
산행출발 전 밤머리재에서 바라본 하산 능선과 산봉들.
밤머리재를 출발해 웅석봉을 향하는 산님들. 출발 이때까지만 해도 하늘엔 따사로운 햇볕이 있었다.
그러나 그 햇살이 얼마나 우리와 함께할지~~~기분좋은 출발로 웅석봉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행의 시작은 언제나 숨가쁘다. 나만 그런 것일까? 아마도 호흡이 안정되지 못해서일 것이다.
밤머리재를 넘어선 산촌마을이 포근히 내려앉는 햇살에 집중 조명을 받으며 한가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잠시 후 처음 만나는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되돌아보니 눈을 뒤집어 쓴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좀 더 나은 조망터를 찾아 되돌아 본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언제나 봐도 웅장하고 장엄한 산세를 자랑한다.
등로의 좌우로 눈을 돌려보니 철쭉군락의 산행지로 유명한 황매산이 다가오고, 그 뒤로 멀리 합천의 가야산도 어렴풋이 그려진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동쪽으로 돌려보면 정수산과 둔철산이 황매산과 어깨를 한번 견주어보려는 듯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섰다.
마냥 초반의 조망에 취해 있을 수 없어 다시 웅석봉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그러다 웅석봉이 바라다 보이는 어느 헬기장 봉우리를 지나고~~~
여름이면 숲으로 울창할 것 같은 저 앞봉우리도 우회해서 돌아가면~~~
암릉은 아니지만 전망이 아주 괜찮은 어느 바위 능선을 지나면서 뚜렷한 웅석봉 자태를 감상해 본다.
그것뿐이랴, 고개를 돌리니 굴곡진 지리산의 태극종주능선을 비롯한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가 이곳을 보호하듯 담대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등로를 조금 더 이동해 정말 괜찮은 조망위치를 다시 잡아 바라본 지리산 태극종주능선의 우람한 자태.
지리산은 언제보아도 우람찬 기상이지만 많은 산꾼들에게 있어서는 끊을 수 없는 설레임이고 그리움 같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가.
그리고 잠시 후 <왕재> 섰다. 선녀탕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왕재를 지나 오름길의 어느 조망터에서 되돌아 본 지나온 능선길. 방금 전 우리는 저 우측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올라왔다.
왕재에서 선녀탕을 따라 내려서면 만나는 내리 지곡마을이 발아래 자리하고 있고, 다시 황매산을 중심으로 한 주변산세가 이렇다.
웅석봉을 향하다 되돌아보는 저 산님도 주변의 터진 조망에 탄성을 내지르고 있을 터.
산을 힘들게 인내하며 오르는 것도 저렇게 펼쳐져 있는 산세의 아름다운 매력을 잊지 못해서일 것이다.
달뜨기능선 갈림길과 헬기장을 지나 올라온 <웅석봉> 정상.
웅석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과 그 너머에 자리한 수려한 지리산, 아침에 내리쬐던 햇살은 어느 듯 사라져 버렸다.
뒤를 돌아 바라본 황매산 방향의 풍광, 황매산 위로 펼쳐진 솜같은 구름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한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본 <어천> 방향의 산능. 언젠가 저 능선도 걸을 수 있는 날이 있겠지~~~
웅석봉 아래에 있는 갈림길. 좌측은 어천방향이고 우측의 산세는 잠시 후면 걸어야 할 달뜨기능선이다.
좀 더 자세히 잡아본 달뜨기능선과 하산길에 만날 감투봉과 이방산의 꺽이는 산세가 재미있어 보인다.
함께 했던 어느 산악회의 시산제 참석과 함께 추위로 인한 빠른 중식을 후딱 해치우고서 달뜨기능선의 들머리로 올라선다.
달뜨기능선의 초입 갈림길에 세워져 있는 세갈래의 이정표.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런 표지판은 희망의 표시이다.
어쩌면 오늘 산행구간에 있어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부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힘찬 출발을 다시 시작한다.
입춘도 지나고 우수가 내일이지만 산등성이에 깔린 하얀 눈은 이 계절을 버리기가 아쉬운 모양이다.
모진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이곳에도 얼마있지 않으면 파릇한 싹들이 돋아나 계절의 순환을 이루겠지.
무수히 깔린 누런 낙엽들은 그런 계절의 순환들이 만들어낸 흔적일 것이고, 수많은 산꾼들의 발길은 또 그렇게 스쳐갈 것이다.
따라서 산행은 그 계절의 순환을 통해 산이 지니고 있는 묘한 이끌림과 감정을 찾아내는 구도의 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걷다보면 잠시 후 <큰등날봉>에 오르고 함께한 산님들과 함께 목을 축이며 잠시 쉬어간다.
그리고 큰등날봉을 지나면 곧 만나는 바위 전망터. 짙은 구름에 날은 약간 어둑해졌지만 지나온 출발지점과 웅석봉을 조망해본다.
또한 조망 각도를 돌려 바라본 지리산 정상은 오전과 달리 어느 듯 8부능선 이상은 짙은 운무로 가득해 멋진 조망은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가야할 산능과 산봉은 뚜렷한 산세를 보이며 어서오라는 몸짓으로 우리에게 유혹하고 있다.
986m봉을 돌아가는 산길. 왜 산봉으로 길이 나있지 않고 이렇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산봉을 돌아가는 길은 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조금 여유있는 발걸음을 안겨준다.
이어 나오는 갈림길. 좌측은 954m봉을 따라 백운계곡 방향이고, 우측은 감투봉과 이방산으로 향해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가끔씩 드는 의문은 '왜 우리가 이토록 걷고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인데, 때때로 산길이 던져주는 화두인 셈이다.
지루할 쯤이면 양념처럼 나타나는 작은 전망 하나. 멀리 산행의 출발점이었던 밤머리재가 소롯이 이곳을 향해 고개를 내민다.
이렇게 우리는 먼길을 걸어왔다. 그러다보니 어느듯 수양산과 이방산으로 향하는 길이 갈리는 지점에 섰다.
그 갈림길에서 감투봉으로 향하는 길은 북서쪽을 향해 돌았다가 다시 남쪽으로 꺽이는 지루한 길이다.
감투봉을 돌아 이방산으로 내려서는데 기상예보로 걱정했던 무언가가 하늘에서 떨어질 낌새다.
그러자 걸음은 빨라지고 어느 듯 백사가 기어다니듯 구불하게 나있는 임도를 뛰어 넘는다.
임도를 넘어 이방산을 향하는 능선길에 올라서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싸락눈이 쏴하는 소리를 내면서 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비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방산을 오를 때까지는 기상악화는 없어야 할 것인데 하는 생각으로 집중해 길을 걷는다.
헉헉대며 올라선 <이방산> 정상. 그래도 이곳에 올라서니 지리산에 붙어 있는 산이라고 싸락눈이 함박눈으로 바뀐다.
아침엔 햇살, 정오엔 구름, 오후엔 싸락눈에 함박눈까지~~~조금 있다 비까지 만나면 오늘은 전천후 기상을 경험하는 셈이 된다.
해발 700m 고지에선 눈발이더니 고도를 낮추며 내려서니 이제는 예상했던 대로 빗방울이 우리의 하산길을 인도한다.
그러다 만나는 <굴바위>.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굴의 초입엔 쪼빗한 고드름이 수문장 노릇을 하며 안으로 들어오지 말랜다.
굴바위를 지나 잠시후면 만나는 <상사바위>
그 상사바위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상사바위를 지나니 내리던 눈도 이제는 가느다란 비로 바뀌었고~~~
내려서는 길도 산길에서 어느 밤나무 과수원 사이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걷는다.
오전에 보이던 산그리메들은 모두 운무속으로 사라지고 지금 내리는 이 비를 떠나는 겨울비라 해야할지 아니면 봄비라고 해야할지~~
오늘산행의 종착지점인 삼장체육공원에 내려서니 지나온 시간들이 아름다워 보이고 자신의 대견스러움에 감사함을 가지면서 이제 산행을 마친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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