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경남밀양 <건지봉/미륵봉/실혜산/곤지봉> 영남알프스 낙동정맥분맥 구간산행

심헌 2020. 12. 26. 19:31

 <2020.12.26(토) 경남밀양 건지봉/미륵봉/실혜산/곤지봉 포토산행입니다>

 

◈ 산행코스 및 거리 : 송포마을회관>양송정>임도>건지봉(Back)>임도>미륵봉>실혜산(Back)>재피밭능선>전의이씨묘>곤지봉>송백교>송포마을회관 원점회귀

GPS 도보거리 11.9 Km , 약 6시간여 소요 (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건지봉,곤지봉2020-12-26 0851__20201226_085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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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을 두른 건곤감리의 사괘를 떠올리게 하는 20년도의 마지막 송년산행에서 -

 

【만9년 전, 그 길은 안개로 무릉도원을 연출했었는데,  오늘은 건곤일척을 도모하듯 다시 이 길을 걸어!】

 

 

 

 

오늘 산행의 출발지점이자 나중 원점회귀 지점이기도 한 송포마을회관 팔각정에서 산행을 시작하며.

 

 

마을회관을 지나 마을길을 따르다 보면 마음에 드는 아담한 집이 자리하고 있어 앵글에 담아보고는~~~

 

 

출발지점의 팔각정 서남쪽에 자리하고 있던 양송정소류지의 얼어 있는 모습도 이 지점에서 잠시 바라보다 담아간다.

 

 

그러고나면 사과나무 과수원 사이로 이어지는 시골의 촌길(농로)을 걷게 되고~~~

 

 

정면으로 건지봉이 바라보이는 이 시골 농로는 정각산군의 능선고개인 끝방재로 이어지는데~~~

 

 

이 길을 걷다보면 과수원을 지키도록 기르는 백구들을 풀어 놓아 짖어대며 뒤따라 오는 것이 아주 성가싶도록 귀찮다.

 

 

그렇다고 어찌하겠는가, 맷돼지들이 내려오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풀어 놓은 개주인의 마음이 그러하니께.

 

 

고도를 높이며 산으로 향하는 이 길에서 북쪽으로 돌아보면 가운데 출발지점인 소류지가 보이고, 그 뒤로는 운문지맥이 지나고 있고~~~

 

 

좀 더 올라 조망각도를 북동간을 바라보면 운문지맥상의 억산군에 딸린 북암산,문바위,사자봉,수리봉이 우뚝 다가온다.

 

 

그러고나면 다시 농로는 건지봉을 향한 임도가 되면서 나중에 오르게 될 미륵봉과 마주하게 되고~~~

 

 

그 임도 옆으로 나있는 건지봉 능선에 올라서며 오늘의 첫 오름 산봉인 건지봉으로 향한다.

 

 

이 길은 17.12.24일 건지봉을 오르기 위해 걸은 곳이니 만 3년 만에 다시 찾은 길이 되었고~~~

 

 

그 때도 겨울이었지만 우중산행이어서 길은 비에 촉촉히 젖었고, 좌우는 안개가 자욱해 신비로움마저 든 이 길이었는데~~~

 

 

건지봉의 정상은 준.희 부부님이 걸어 놓은 이 팻말이 소나무에 걸려 있었지만, 오늘 보니 매단 철사줄과 팻말도 조금 삭았다.

 

 

밋밋한 건지봉에선 올랐다는 인증삿만 하고선 올라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내려가고~~~

 

 

그래도 길이 이렇게 잘 보이는 것은 묘지가 있어 벌초와 성묘를 위해 묘지 후손들의 수고가 있어 그렇지 않나 짐작해 본다.

 

 

이처럼 우거진 넝쿨과 수풀이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면 길을 헤쳐나가기도 쉽지 않을 상황임을 이렇게 보면서~~~

 

 

능선을 빠져나와 능선 곁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미륵봉으로 오르기로 한다.

 

 

3년 전에는 이 길을 따라 걸어 내려왔지만, 오늘은 그 길을 따라 역으로 올라서고 있으니 돌고도는 게 인생이련가 하는 생각에~~~

 

 

끝방재로 이어지는 이 임도와 미륵봉으로 오르는 능선이 갈리는 이 지점에 도달하게 되고~~~

 

 

바로 여기서부터 우측으로 돌아가는 임도를 버리고 미륵봉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그런데 능선으로 들어서면 길은 낙엽과 솔가리에 점령을 당해 분간이 어렵고~~~

 

 

가늘게 우거진 소나무의 수림이 에워싼 어느 할머니의 애잔한 무덤이 쌀쌀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등로 곁에 자리하고 있다.

 

 

길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멧돼지들은 이 길을 아는지 방금 전에 이 능선을 따라 지나간 흔적이 뚜렷이 나있고~~~

 

 

방금 전 묘터에 앉아 잠시 쉬고 있을 때 주변으로 멧돼지가 지나가는 것을 봤으니 이 산자락에 맷돼지의 은신처가 있을 듯하다.

 

 

그런데 미륵봉을 오르는 이 능선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은대다 낙엽으로 길이 미끄러워 진행조차 더딘데~~~

 

 

이렇게 짧은 구간이지만 험한 칼바위 능선이 버티고 있어 능선을 피해 길을 오르기로 한다.

 

 

그런데 칼바위를 쪼개며 치열하게 살아오던 고사목이 생을 다한 모습에서 짠한 감동을 느끼면서~~~

 

 

지루하게 가파른 오름 능선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도 방금 전의 고사목처럼 치열한 오름을 이어간다.

 

 

그러다 정각산군의 실혜산 능선을 만난 후 조금 더 진행하면 오늘 산행의 두 번째 산봉인 <미륵봉>에 서게 되고~~~

 

 

우리는 이 곳에서 따끈한 정종과 부치개 전을 안주삼아 휴식 겸 요기를 하기로 한다.

 

 

요즘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산길에선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아예 볼 수가 없는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 좋긴 한데, 길은 낙엽이 진을 치고 있고 싸늘한 바람만이 들고나고 있어 왠지 쓸쓸함이 인다.

 

 

욕심에 가득찬 인간의 무리도 이 겨울의 나목처럼 때때로 비우고 버리고 했더라면 못된 바이러스가 출현했을까.

 

 

겨울 산은 인간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매년 한 번씩 실상으로 보여주지만, 그것은 계절의 현상이라고 치부해 버리니~~~

 

 

지금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환경의 재앙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비우고 버리고 낮추는 것이야 말로 환경재앙을 막는 기본적인 것임을 겨울산을 걸으며 가지는 상념인데~~~

 

 

그러는 사이에 실혜산에 올라서게 되고, 9년 전 이곳을 지날 때는 없던 잘생긴 표지석이 산객을 반가이 맞아 준다.

 

 

그래서 표지석 뒷면을 살펴보니 4년반 전에 세월산악회가 세운 것이 확인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다음 주에 걷게 될 코스이지만 실혜산에서 정승봉 방향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나목 사이로 운문산과 가지산이 보이고~~~

 

 

또 이렇게 조망 각도를 돌려보면 정승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담주에는 저곳을 올랐다가 실혜산 북릉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그래서 실혜산으로 되돌아 나와 지나온 이 봉우리에서 마지막 남은 산봉인 곤지봉으로 내려설 예정인데~~~

 

 

곤지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바로 이 지점인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들머리 흔적이 없어 주의해 살펴야 한다.

 

 

하산 능선에 접어들어 내려서도 역시 길은 낙엽들이 뒤덮여 뚜렷한 길의 흔적은 없지만~~~

 

 

능선이어서 잘 살펴보면 이 곳이 산길이었음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을 읽을 수가 있다.

 

 

왜냐하면 옆으로 빠지는 길이 없어 줄곧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초행길이라도 길 잃을 일은 없으며~~~

 

 

거기다가 지금 같은 겨울에는 나목 사이로 진행방향과 주변의 풍광들이 보여주고 있어 길을 잡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전에 건지봉에서 미륵봉을 오를 때 가팔랐던 것처럼, 이곳 등로 역시 경사가 급해 조심해 안전산행을 해야하며~~~

 

 

능선의 길이 낙엽이 덮여 있어 희미할 뿐, 등로의 흔적이 잘 나있으므로 겨울산행의 묘미인 낙엽의 바스락거림을 즐길 수가 있다.

 

 

그러다 길이 유순해지는 이 무덤가를 지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곤지봉을 오르는 오름 지점까지는 평탄한 길이어서 속도를 낼 수도 있고 걷기 편해서 아주 좋다.

 

 

산길이란 게 이런 것이다. 혐한 길이다가도 유순함이 있는 길로 변하는 것이 산길의 특성이 아닌가.

 

 

그리고 그 길에서 '전의 이씨'의 부부 묘를 만나 그곳을 지나게 되면~~~

 

 

억새와 소나무가 뒤섞인 숲길을 지나게 되고~~~

 

 

그 길에서 잠시 숨돌리며 되돌아 보면 방금 실혜산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온 풍광이 눈에 들어 온다.

 

 

그러고 나면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가운데 멀리 소나무재선충 감염목재를 싸놓은 저곳이 곤지봉을 오르는 초입인데~~~

 

 

그곳에서 잠시 션한 막걸리 한 잔을 하면서 쉬다 이렇게 올라서면 준.희 부부님이 매달아 놓은 <곤지봉> 정상에 서게 된다.

 

 

우리는 경남의 수 많은 산들을 오르면서 이 두분이 손수 사비를 들여 매달아 놓은 팻말에서 감사함을 가졌고~~~

 

 

이제 한 분은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 분들이 산을 사랑한 마음은 후배들이 본 받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곤지봉 정상을 지나 하산을 하면서 바라보이는 동의저수지를 낀 구만산과 북암산의 풍광이 가까이 하고 있고~~~

 

 

조망방향을 서쪽으로 하면 운문지맥상의 고추봉에서 산불초소봉, 오치령, 용암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이 역광에 빛나고 있다.

 

 

함께 하고 있는 동생은 후답자를 위한 산행코스 시그널을 매단다고 나름의 소임(?)을 다하고 있고~~~

 

 

이 지점에 내려서면 오전에 오른 건지봉에서 미륵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과 그 뒤로 이 산군의 주봉인 정각산이 자리한다.

 

 

또한 조금 더 내려서서 바라보면 미륵봉에서 실혜산 전위봉인 하산능선을 조망할 수가 있고~~~

 

 

이 묘지가 있는 지점까지 내려서면 사실상의 산행이 끝나는 산길을 벗어나게 된다.

 

 

농로에 내려서서 되돌아 본 방금전의 묘터. (길은 사진의 우측으로 나 있음)

 

 

농로를 따라 내려오다 다시 되돌아 본 하산지점과 그 뒤로는 곤지봉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일까, 다시 돌아본 좌측의 곤지봉과 우측의 하산능선이 시야에서 물러나고 있고~~~

 

 

이제는 미련없이 농로이자 차도인 이 길을 따라 원래 출발했던 송포마을로 되돌아 간다.

 

 

산행을 잘 끝내고 돌아감에도 산은 늘 미련과 회한을 남기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아무리 힘든 산행을 했어도 그 마음은 똑 같으니, 아마도 산을 사랑하는 애정 떄문이 아닐까 싶다.

 

 

두 번의 인연으로 한 몸이 되었던 건지봉이 산행을 마친 나에게 수고했다는 무언의 몸짓을 보내오는 것을 느끼며~~~

 

 

이제 처음 출발했던 송포마을회관과 팔각정이 있는 곳으로 돌아옴으로써 무탈한 산행을 마친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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