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강원원주 <미륵산/장군봉/신선봉> 백운지맥 구간산행

심헌 2017. 8. 27. 22:59

<2017.08.27(일) 강원원주 미륵산/미륵봉 포토산행입니다>

 

스및거리 : 서낭고개>미륵북봉>암봉>미륵산>미륵봉>마애불>장군봉>신선봉>치마바위봉>황룡사갈림길>황산골>주포리마을회관

GPS 도보거리 7.3Km , 약 4시간 30여분 (중식, 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 용화세계를 연다는 '미륵불'과 대면하는 산행에서 -

【미륵불 도래를 꿈꾸는 민초들의 염원이 그 바위에 새겨져 있어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56억 7천만년이 지나면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를 말한다. 이 미륵불의 세계가 '용화세상'이다.

용화세계는 꽃과 향으로 뒤덮혀 있고 사람이 살기좋고 인간의 수명도 8만 4천세나 되며 지혜와 위덕이 갖추어져 있고 안온한 기쁨으로 차 있는

곳이라 한다. 그런데 이 용화세계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서 해야 할 덕목들이 많다고 한다. 즉, 경.율.론 삼장을 항시 독송하거나,


옷과 음식을 남에게 보시하고 지혜와 계행을 닦아 공적을 쌓으며 부처님께 향화 등을 올려야 한단다. 또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해 자비심을 항상

내거나 인욕과 계행을 지켜 자비로운 마음을 발하고 불사에 동참해 선을 행하는 등 쉽지 않은 일을 해야만이 그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삶이 피폐하고 항상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온 민초들은 미륵신앙을 숭상하며 이 세계에 태어나기를 갈망해 왔다. 그리고 그런 세계가 언젠가는


올것이라 믿어 왔다. 그래야 가난하고 서럽고 한스러운 삶을 조금이라도 위안받고 헤쳐갈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미륵신앙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때는 삼국시대 불교가 들어올 때 함께 신봉되었다고 전한다.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는 전쟁과 침탈에 의한 삶의

피폐로 얼룩진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민초들은 어려운 삶을 부지해 왔다. 그래서 이런 삶에서 벗어날 간절한 바람이나 갈구하는 뭔가


있었을 것이다. 불교를 숭상하고 부처님을 경배했지만 세상에서 벌어지는 참상은 부처님도 그것을 다 해결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용화세계를

꿈꿨을 것이고 그 세계를 열 미륵불의 출현을 민초들은 간절하게 갈망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깊은 산야에 그 용화세계를 펼칠 미륵불을 바위에

새겨 놓거나 석불로 조성된 곳이 많고 미륵의 이름을 딴 산명이 많은 것도 다 그런 이유라고 본다. 미륵사지, 미륵사 등은 미륵불을 모신 사찰이고


전각들이 많은 큰 사찰엔 별도로 미륵전을 두기도 한다. 또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전남 화순의 운주사는 미륵세계를 갈망한 대표적인 사찰이다.

그 뿐인가, 아예 거산 자체를 미륵산이라 보르는 곳도 있다. 그런데 정말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의 출현이 있을까. 있다면 사람들은 자기 생전에

그런 세상이 오기를 누구나 갈망했지만 아직은 아무도 그 미륵세상을 만나지 못했다. 누구나 꿈꾸고 있는 미륵세상이 오기를 생각하며 염원하는


마음으로 강원 원주에도 있다는 '미륵산'을 찾아 길을 나서본다. 산명이 통째로 미륵산이어서 그 산속에 어떤 미륵의 꿈이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또 그 산이 미륵산이면서 '미륵봉'이 있어 그 봉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더 궁금해진다. 미륵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해발 694m의 미륵산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미륵북봉과 미륵봉을 거느리고 있다. 백운산을 주봉으로 하는 백운지맥상의 십자봉을 지나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


미륵북봉이 걸쳐있고 그 미륵북봉에서 다시 남쪽으로 산줄기를 내며 미륵산과 미륵봉, 장군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백운지맥

상의 서낭고개에서 시작해야 한다. 서낭고개를 출발해 가파른 능선을 오르면 철쭉군락지를 지나게 되고 잠시 후 백운지맥이 갈리는 미륵북봉에

선다. 북봉 앞의 암봉같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미륵북봉'이라는 작은 표지판을 발견한다. 주변의 조망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림이 둘러싸고 있어


나목의 계절인 겨울이 되어야 그 가지사이로 주변을 조금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인증삿을 한후 굴곡진 능선과 작은 암릉을 타고 넘으면 북봉에서

약 20여분 거리에 있는 '미륵산' 정상에 선다. 이곳에서 새터고개로 오르내릴 수 있음을 알리는 갈림이정표도 있다. 헬기장 같은 너른 정상이지만

역시 주변 조망은 어렵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서 앞서간 사람들을 쫒아 빠른 걸음으로 서두르지만 산길이라는 게 마음처럼


축지법이 쓰지는 것은 아니다. 미륵산에서 미륵봉까지도 그리 멀리 않는 거리라서 사람들의 왁자찌끌한 소리가 들리는 곳을 올라서니 그곳이

'미륵봉'이다. 미륵봉은 거암들이 서로 엎치락 덮치락 하며 거대한 암봉을 이루는 곳이다. 그 암봉에 올라서면 남동간과 동북간의 조망이 아주

시원스럽게 터진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릿한 날씨라서 조망의 가시거리는 시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조망이다. 백운산은 보이지


않지만 십자봉을 거쳐 서진하는 백운지맥이 바라보이고, 또 동남간으로는 옥녀봉, 오청산, 인등산으로 이어지는 백운분맥도 유장하게 다가온다.

그 지맥은 몇년 전 초봄에 걸었던 길이라 기억이 또 새롭다. 켜켜이 둘러쳐진 산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짠해진다. 그동안 수많은 산을

오르내렸지만 결국 조국의 산들을 다 올라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날 것임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 짠해진다. 전망좋은 미륵봉 정상에서 짧지만


오찬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암봉의 동쪽 암벽에 미륵불이 새겨져 있다. 오찬을 즐길 때까지는 몰랐는데 오찬 후 로프를 타고 돌아

내려가니 오랜 세월을 머금은 '미륵불'이 동쪽을 바라보며 새겨져 있다. 강원도 문화재 자료 22호인 '주포리 미륵불'이란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높이 10m의 마애불좌상이다. 그 암벽 아래에 불단이 설치되고 그곳을 오르는데 데크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미륵불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미륵불 제작 당시는 뚜렷이 돋아 있었을 터인데 천년 가까이 흐른 세월속에 풍상을 견디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이 시대의

우리들과 지금 마주하고 있다. 삼배를 올리며 무탈한 산행이 되기만을 빌고서 미륵봉을 내려선다. 옛날 옛적 수많은 민초들이 용화세계를 펼쳐줄

미륵불의 출현을 바라면서 이곳에 올라 간절하게 기도했을 모습을 상상하니 이 또한 짠한 마음이 든다. 풍족하게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보다도


더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고 또 착한 마음으로 경배를 올렸을 것이리라.  하지만 용화세계에 나기를 꿈꾸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바라는 마음은

똑 같은 터. 그래서 내려서는 발걸음은 자꾸 미륵봉을 향해 되돌아 보게 된다. 미륵산 산행은 미륵봉의 마애불을 친견하고 나면 산행의 의미는

사실 그것으로 끝이다. 미륵산 마을이라 부르는 주포리 마을로 내려서는 마지막 구간에서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조금 애를 먹지만 마을의


뒷산을 따라 풀섶을 헤치고 내려서면 민가 마당으로 들게 되고 마을 길을 따라가면 주포1리 마을회관 앞에 이른다. 사실상의 산행이 끝나면서

흠뻑 땀에 절은 몸을 황산골의 개울물에 몸을 담그면 용화세상이 따로 필요 없을 듯이 시원함이 뼈속을 파고든다. 세속의 삶이 힘들면 인간은

피안의 세계를 꿈꾸지만 현실세계의 고통이나 어려움은 피할 순 없다. 그러하기에 이런 산행을 통해 현실세계를 잠시 도피해 보는 것도 괜찮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에서 산행안내를 들으며~~~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심헌산방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imhunsanbang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