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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청도 <비슬산/마령산/수복산> 비슬지맥 제7구간 산행

심헌 2014. 2. 9. 11:03

<2014.02.08(토) 경북청도 비슬산/마령산/수복산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헐티재>778봉>비슬산대견봉>조화봉>989봉>기차바위>오페라바위>상수월갈림길>원명고개>564봉>마령산>마령재>수복산>비티재

GPS 산행거리 18.9 Km , 약 10 시간 소요 (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지형도입니다 -

 

 

 

 

비파소리의 고운 선율처럼 비슬산의 설화도 봄을 맞는 산음이었다.

 

 

비슬지맥 제7구간 산행의 시작은 지난 6구간에서 끝난 <헐티재>인 이곳에서부터다. 

 

산행의 출발에 앞서 오늘 먼거리와 장시간 함께할 <선녀와 나무꾼>의 일행들 모습을 먼저 남기고서~~~

 

하얀 눈발이 아스팔트에 잔잔하게 깔린 이 길을 걸어가다 길이 꺽이는 <오목거울>이 있는 저 계곡으로 올라 능선을 찾아 올라간다. 

 

길을 벗어나 한 15분여 가파른 길을 따라 치고 오르면 비슬지맥의 주능선길인 이 길을 찾게 되고~~~ 

 

지난 밤새 내린 하얀 눈이 누렇게 바랜 낙엽과 뒹굴며 등로를 지키고 그 위에다 우리들의 발자국을 살짹이 포개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그러다 만나는 작은 바위 전망터. 그 위에 서서 앞으로 오르게 될 비슬산을 바라보지만 비슬산은 설무에 오리무중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또다른 등로의 터진 조망터에서 나아갈 방향의 산세를 굽어보지만 역시 비슬산은 설무와 한판 겨루는 모양인지 명쾌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 

 

헐티재에서 비슬산의 삼거리 지점까지는 약 4.5키로의 거리.

 

계속 오르는 등로이지만 순탄하게 고도를 높이는 관계로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지만 바닥에 깔린 눈으로 인해 아무래도 속도는 지체된다.

 

그러다 또다시 만나는 멋진 전망바위 하나. 위에 올라서니 청도 각북면의 일대가 연무에 조용히 숨죽이며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다시 길을 재촉하다 보면 바닥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해발 778m의 낮지만은 않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누군가가 먼저 가지 않은 눈내린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참으로 상쾌하고 통쾌한 일.

 

그래서 그런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행복한 일이고 걷기의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자신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산길을 걷는 걷기의 즐거움은 마음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자연의 오묘함이 있어 때론 두 눈도 즐거운 것이리라.

 

그리고 고도를 높일수록 나목의 빈가지엔 눈과 바람이 만들어 낸 설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산객들의 입에선 연씬 탄성과 환호가 등로를 메우고 조용하기만 했던 산속은 이제 시끌벅적해진다.

 

자연은 이래서 세속에 지친 인간에게 위안을 주고 하루의 행복을 안기기도 하고~~~

 

이런 운치있는 곳에서 잠시나마 쉬며 웃을 수 있는 여유까지 만끽하게 한다.

 

그래서 셀레임에 나섰던 일탈이 이런 작은 행복에서 삶의 위안을 찾고~~~

 

인간이 대자연의 위대함속에서 어떠한 존재인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끔 한다.

 

또한 비록 하얀마음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감사하는 마음을 이런 길에서 찾고~~~

 

자연이 있는 그대로 왜 보존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하는지를 조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다면 이 길을 걷는 보답이 아닐까.

 

그러는 사이 비슬산의 삼거리 지점에 올라섰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비슬산의 주봉인 대견봉까지 갔다오기 위해 그 길을 향했지만~~~ 

 

일망무제가 되어야 할 정상이 시계제로의 모습을 한 채 이렇게 숨죽이고 있어 그냥 정상을 왔다갔다는 흔적만을  남기고선 되돌아선다.

 

이제 향하는 곳은 비슬산의 월광봉과 조화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고~~~

 

정오가 다되어가는지 중식을 해결해야 하는 장소도 물색해야 하지만~~~

 

가야할 남은 거리를 살펴보니 이제 겨우 1/3을 지나온 셈.

 

그래서 사방이 설무로 꽉 막혀있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이 조화봉까지는 가야만 하는데~~~

 

하늘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기상상태를 보니 개일 기미는 없어 보이고, 설무속에서 허우적대는 진달래군락지를 어렴풋이 담아본다. 

 

눈내린 후의 청명한 하늘과 맑은 대기의 날씨라면 이보다 더한 행운은 없다지만,

 

한치 앞이 가늠되지 않는 오늘같은 날씨는 어찌보면 행운이 따르지 않은 산행날씨라고 해야 맞을 듯.

 

하지만 행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행복은 담아갈 수 있을 듯 진달래군락지 윗길 등로는 설국으로 만들어져 있다.

 

예전의 이 길은 눈내린 등로가 아니면 먼지가 풀풀날려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테크계단에다 설경잔치가 벌어지고 있어 진달래의 비슬산보다 설화의 비슬산이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닐런지.

 

그래서 아무리 가야할 길이 멀다하지만 이곳에서 비슬지맥을 종주하는 산님들에게 이렇게 작은 흔적이라도 남겨주기로 한다.

 

봄이면 진달래꽃의 향연으로 비슬산이 떠들석하다 하지만 이 계절의 이 설경만큼 과연 화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줄까.

 

날씨가 맑아 비슬산의 화려한 설경을 보여주었으면 갈망하지만 선경의 세계에 든것 같은 오늘 이 풍경에 만족하기로 하자. 

 

오늘 이 길을 걷는 우리에게 이 만큼의 행운이라도 있어 준 것에 감사하자.

 

더 이상의 바람은 사치이고 과욕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는 대견사지와 갈림길인 이곳에서 조화봉으로 발길을 꺽는다. 

 

그런 잠시후 만나는 포장 임도. 이 길은 조화봉 정상의 관측소까지 올라가는 길인 셈.

 

그래서 바람도 피할 겸 이곳 임도에서 오찬을 위해 전을 펼치지만 하늘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들에게 눈밥을 먹게 해준다.

 

오찬을 짧은 시간으로 끝내자마자 모두는 조화봉을 향하고, 또 그 등로에는 요란한 설화가 눈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맞이하는데~~~

 

잠시 후 관측소가 옆에 서있는 조화봉 정상에 올라서니 정상에 해맞이 제단이 있는 것을 오늘에야 본다.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조화봉 정상. 우측 손닿을만한 거리에 관측소가 있지만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시계제로 상태다.

 

조화봉에서의 인증삿을 남기자마자 다시 또 먼길을 향해 정상을 내려서는데~~~와우, 폭풍의 설경이 우리를 홀린다.

 

그러나 길은 진행방향의 우측으로 나 있지만 눈이 덮혀 길을 찾기가 힘들었으나 내려서서 되돌아보니 절경의 바위지대가 아닌가. 

 

그 절경의 바위는 좀 더 진행한 후에 괜찮은 조망터에서 되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곳인데 오늘은 설무로 인해 조망은 이것이 전부라 아쉽다.  

 

눈과 바람이 빚어낸 폭풍 같은 비경은 이곳에서도 계속된다. 온통 눈을 덮어쓴 소나무의 자태가 마치 솜뭉치 나무같다.

 

오묘함이 어찌 위의 설경 뿐이랴, 등로의 이곳에도 지붕바위가 눈을 덮어쓴 채 괜찮은 멋을 내고 있고~~~

 

등로의 숨은 가지 사이로는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한 모습의 <선바위>가 하늘을 떠받힐 듯 옹골차게 서있다.

 

조화봉을 떠나온지 얼마나 되는 지점인지 분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조망터에서 되돌아본 지나온 설경은 너무 아름다운데, (렌즈캡이 가려 사진망침) 

 

가야할 길은 아직도 먼 거리이고 보니 발길은 줄곧 내달리가 바쁘기만 하고~~~

 

그렇게 달린 발걸음은 갈림봉우리인 989봉에 오르게 되지만 사방의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을 뿐더러~~~

 

비슬지맥의 길은 다시 989봉을 되돌아 나와 또다시 989봉의 산허리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남동방향으로 길을 잡아 간다.

 

그렇게 산허리를 돌아 아찔한 바위 틈을 타고 바위능선으로 올라서면 989봉의 남동능선으로 내려오는 맥따라 이런 포개진 바위가 뒤에 자리하고~~

 

진행방향의 아찔하고 험진 등로에는 <사람의 형상> 같기도 하고 <거북의 형상>같기도 한 바위가 산객을 노려보는 듯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렇듯 설경은 <백과 흑>의 명암을 통해 갖가지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에서 자연의 신비를 또한번 더 실감하게 되면서~~~

 

이제는 바위들만 줄줄이 이어져 있어 위험한 구간이기도 한 <기차바위>능선을 조심조심 건너가게 된다.

 

그러다 기차바위 능선의 정거장 같은 쉼터바위가 나란히 자리한 것이, 보기에 따라 무덤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자동차 같기도한 것이~~~

 

이 기차바위 능선에서 눈내린 날의 설경의 모습일 때만 느끼는 묘한 매력이 아닌가 싶다.

 

길다란 기차바위 능선을 지나니 다시 나목의 설경 길이 이어지고~~~

 

또 지날 수 없는 험한 바위구간은 이렇게 산허리를 돌아 피하면~~~

 

오페라바위가 있는 전망터에 오르게 되고 그 전망터에서 되돌아보면 건너오지 못하는 험진 바위능선과 능선아래 너덜경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전망터 앞의 바로 코앞에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 음악당을 닮은 <오페라바위>가 있는 것이~~~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함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발품을 판 산행의 덤은 이런 것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또한 오페라바위를 돌아가면 칼로 싹뚝 잘라놓은 듯한 <네조각의 바위>는 신의 손길이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 또하나의 오묘함이다.

 

얼마의 길을 내려왔을까? 군불로 방면과 상수월 방면으로 갈리는 갈림지점인 이곳에서 길을 내려서다 우측으로 돌아 ~~

 

이렇게 길을 따라 내려가야 함을 놓쳐서는 안되는 지점이며~~~(이정표가 기울어져 있어 잘 안보일 수도 있음)

 

그렇게 내려오면 등로에 비켜서 있는 곳에 이런 조망터가 있는데, 되돌아보면 우리는 저 989봉에서 우측의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왔다. 

 

또 이제 그 조망터를 벗어나면서 고도를 낮추게 되고 그러면서 눈은 어느 새 사라지고 없다. 

 

고도를 낮추면서 나목사이로 원명고개를 지나면 다시 오르게 될 마령산의 산봉이 보이고~~~

 

얼마나 고도를 낮추었는지 임도가 보이는 지점까지 한참이나 내려섰는데, 그 너머로 마령산 가기 전의 536봉이 먼저 올라와 보란다. 

 

임도에서 잠시동안의 휴식을 취한 후 이 숲길을 따라 내려서면~~~

 

<원명고개>를 만나고 임도를 지나 우측의 누운 소나무 아래를 지나면 536봉을 오르게 되는데~~~(렌즈캡이 또 돌아갔네)

 

다시 오르는 길은 언제나 그렇 듯 힘들고 빡세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하나의 산봉을 넘으니 멧돼지가 무덤을 마구 파헤친 묘지를 지나고~~~ 

 

다시 그 중간에 있는 564봉을 하나 더 넘고 한참 더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르게 되는 곳이 작년에 세운 표지석인 <마령산>이다. 

 

마령산에서 수복산을 오르기 위한 마령재까지 한참이나 고도를 낮추어야 하고 일행들은 벌써 지쳐가는데, 어떻게 저길 또 오르나~~~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원명재를 거쳐 송전철탑 공사를 하는 이곳까지 오르는데도 일행들의 발걸음이 너무 무겁다.

 

그렇게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 오르다보면 수복산 정상아래 아주 좋은 바위 전망터를 만나게 되고, 이내 그곳에 서면~~~

 

이제는 설무가 잠시 비켜난 듯 저멀리 989봉이 아련해 보이고, 얼마의 거리가 아니지만 한참의 시간이 걸렸던 마령산도 보이고~~~

 

고개를 북서방향으로 돌아보면 산과 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산촌의 풍경이 정겹게 내려다 보이며~~~

 

고개를 다시 동쪽으로 돌려보면 하루종일 연무에 묻혀있는 청도의 풍각, 각북 일대의 풍광이 조망되지만 아쉬운 장면들 뿐이다.

 

그러다 전망터를 뒤로 하고 이내 발걸음을 옮기면 바로 올라서는 곳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산봉인 <수복산> 정상에 서는데~~~

 

시간은 벌써 오후 6시를 넘기고 있고, 마주한 저 583봉을 넘어 좌측 능선을 내려서면 비티재이지만 어둠으로 인해 사진기록은 여기까지이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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