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경남합천 <가야산/만물상> 암릉산행

심헌 2010. 10. 27. 16:53

<2010. 10. 25 (월) 경북 성주 가야산/만물상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백운동탐방지원센타>만물상능선>상아덤>서성재>옹기골>백운동탐방지원센타 

실제거리 약 8 Km , 총 4 시간 소요

 

- 산행코스입니다 - 

 

매일 새벽이면 나서는 나홀로의 산행길. 오늘도 그 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난데없는 한통의 폰이 울립니다.

지인으로부터 날아온 전화의 목소리는 '지금 뭐하고 계시냐' 고 묻습니다. 매일 걷는 산길을 걷고 있다고 하니 빨리 산에서

내려와 합천 가야산 만물상 코스로 산행을 가자고 합니다. 안된다고 했지만 막무가내 같이 가야 한다며 데리로 오겠답니다.

 

가야산 만물상 코스의 산행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번개산행입니다.

오랜세월 동안 산문을 걸어 잠궜던 가야산 만물상 코스. 18년 만에 개방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금년 봄에 산문을 개방한 이 코스를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선뜻 실행하지 못한 나태함을 탓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도 이렇게 그 산을 찾게 되었습니다. 가야산 칠불봉과 상왕봉을 오르면서 내려다 보기만 했던 만물상 코스였는데,

 바위 군상들이 만들어 내는 기기묘묘한 형상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에 우둔거리는 마음으로 그 곳을 향해 갑니다.

그런데 88고속국도로 접어들면서 기상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안개주의보가 내릴 만큼 짙은 안개가 길을 막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늘 산행은 조망제로 산행이 될 것이고 암릉의 굴곡선이 펼치는 자연의 절묘함을 만끽하지 못할 것임은

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을 즈음, 해인사 IC로 빠져들면서 이 곳에는 안개가 걷혀 있습니다.

하지만 안개 대신 미세한 가스가 대기를 채우고 있어 조망은 크게 탈은 없겠지만 촬영엔 커다란 장애입니다.

 

만추지절인 이 곳의 가을도 이젠 바랜 잎새들이 겨울을 맞을 준비로 작은 가을바람에도 낙엽을 길바닥에 드리웁니다.

정녕 가을은 이렇게 떠나버리는 것일까요. 가을사랑을 노래했던 때가 엊그제인데 짧아져 버린 가을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처럼 쓸쓸히 마음 한구석에 휑한 구멍만 남긴 채 겨울로 가는 여정에 몸을 실을 모양입니다.  

 

바위들의 전시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바위산인 가야산은 그래서 산의 기운이 강한 곳이고 법보사찰 해인사를 품으며

팔만대장경이 전란에도 소실되지 않고 온전히 보전될 만큼 성지인 거룩한 산이라 할 수 있겠지요.

심원골과 옹기골을 양쪽에 끼고서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군상들이 노닐고 있는 만물상 코스를 걸어가 보고자 합니다.

 

그 길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길이기도 하고 우둔거리는 마음에 설레임이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길이기도 하며,

눈알을 동동 굴리며 어느 것을 먼저 보아야 할지 마음이 바빠지는 그런 길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금강산이 부럽지 않고

설악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도 하고 자신이 신선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연의 오묘함과 절묘함에 경외스러운 마음을 갖고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가을이 꼬리를 내리고 있었지만 바위군상들은 물든 단풍과 어울리며 이 가을을 즐기는 모습도 가관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고 아름다운 생각을 지니게 해준 자연에 감사하며 이제부터 그 길을 따라갑니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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