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남 과 만 남/포토산행기

경남밀양 <칠탄산/산성산> 영남알프스 환종주구간 산행

심헌 2012. 4. 23. 12:36

<2012.04.22(일) 경남밀양 칠탄산/산성산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리더스CC입구>346m봉>칠탄산>484m봉>임도>만어산갈림길>385m봉>자시산성>산성산전망대>활성강변집>리더스CC입구회귀

GPS상 실제거리  총 14.3Km  , 총 7 시간 26분 소요 (식사,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입니다 -

 

 

 

참으로 길을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산행이었습니다. 일기예보만 믿고 집에 머물렀으면 후회했을 그런 날씨였습니다.

혼자였으면 길을 나서길 주춤거렸겠지만, 함께 동행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나중엔 장대하리라'는 성경의 구절처럼 오늘 우리도 처음엔 궂은 날씨였지만 나중엔 멋진 광경인 산행이었습니다.

 

물론 세상사의 이치라는 것이 원하는대로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안좋은 날이 있다가도 좋은 날도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선현들은 세상사를 살면서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가르침을 던져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멋진 날이고, 행복했던 날이고, 즐거움이 두배 세배였던 그런 산행일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근교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만 슬쩍 내면 언제든지 달려올 수가 있는 곳이었지만, 찾아들고 보니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것처럼, 만약 일찍이 찾아 왔다면 오늘 같은 풍광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래서 늦게 온 것을 후회할 필요도 없고, 오늘 인연이 되어 찾아온 것에 커다란 의미를 두는 것으로 그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영남알프스의 주된 산들과 비교해선 안될 만큼의 낮은 산이지만, 영남알프스의 산줄기에 딸린 산자락이기에 역시 아름다웠습니다.

영남알프스 산맥에 딸린 산들을 다 찾아 오르리라 마음먹은 이후 하나 둘 찾아오르는 산행의 의미는 재미를 더해가고 있고,

찾아오른 산정이나 전망터에서 바라보며 산세를 읽어내는 재미와 즐거움은 산을 제대로 알아간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죠.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지만, 갔다오고 나면 그 길을 걸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주변에 어떤 산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오늘 같은 산행의 경우도 날씨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았다면 마음속으로만 그렸을 주변의 산세일 터인데,

행운이 따라준 덕분으로 예전 올랐던 산들을 비롯하여 계속해 찾아 올라야 하는 산들을 제대로 읽을 수가 있어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산행은 그리움이자 설레임이라 했습니다. 오늘 산행이 그러한 산행이었고 그 기억 또한 오래갈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산성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슬기맥의 장엄한 산세와 들쑥날쑥거리는 운문기맥의 높은 산들은 마음 절절히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고,

거기다가 그 기맥에 딸린 지맥을 찾아 산세를 또 읽어내는 재미는 산이 정말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를 실감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산들이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근교에 이런 아름다운 산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는 낮은 뒷산조차 오르기를 힘들어 하고 포기하려 하지만, 산꾼에게 있어 산은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산을 내려섰지만 다시 되돌아보는 것은 또다시 찾아갈 산이 있기에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앙상하게 메말라 나목으로 긴 시간을 보냈던 수목들이 연록의 잎들로 새옷을 갈아입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때를 가득안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그 봄산행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은 우리도 그들과 같은 행동을 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서부터 마음이 토라지고 관계의 정이 벌어지는 이유는 산행을 하면서도 그런 진리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산행은 심신의 여유를 찾게 해주고 되돌아봄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곳입니다.

몇일 전에 걸었던 길이지만 포토산행을 통해 다시보는 이유는 재미와 즐거움을 넘어 부족함이 없었는지 자신을 다시 보기 위함입니다.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며 어려운 길이라고 합니다만, 이 포토산행은 그것을 찾아가는 길이 되길 바라는 산물이 되기 위함입니다.

 

 

 

오늘 칠탄산-산성산 산행은 이 물길이 있는 활성2교를 건너오면서부터이다. 뒤에 보이는 뾰족한 산이 아마 꾀꼬리봉인가?

 

칱탄산으로 향하는 들머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이곳은 리더스CC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삼거리인 곳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위사진의 주택 바로 뒤를 돌아가면 바로 이 길이 나온다.

 

올해는 윤삼월이 끼어서그런지 봄이 대체로 늦다. 4월의 중순을 넘어서는데도 연초록의 잎이 아직도 미약하다.

 

갑작스런 연락을 통해 단초롭게 4명이 함께 떠나 이번 산행길, 어제까지 비가와서 그런지 공기가 상큼하다.  

 

일기예보상 오늘 오전까지 비가 온다고 했지만, 운좋게도 기상예보가 틀려주어 이런 길을 걷는 행운을 받는다.

 

봄은 늦었지만 그래도 자기가 나올 때를 아는건지 산철쭉이 자신을 활짝 피울 때를 기다리며 산객을 맞이한다.

 

그렇게 가파르진 않았지만 산행들머리부터 계속된 오르막이 끝나니 이곳이 오늘 최고봉인 칠탄산이란다.

 

칠탄산 정상에서 바라본 산내면을 향하는 좌측 깊은 골과 가운데 구름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정각산 방향이겠지.

 

칠탄산 정상에서 촐촐했던 배를 채우고서 그곳을 내려서니 또다른 갈림길 봉우리를 향해 오른다.

 

산길이 부산스럽지 않아 좋다. 소담스러움이 가득 배인 산길이다.

 

산이 마냥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낮아도 절기에 맞는 야생의 화초들이 살아 꿈틀거리는 그런 길이 나는 좋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동행하는 일행들이 있어 좋고, 또한 그 일행들이 많지 않아 좋다.

 

그러다 내려서는 길에서 탁 트인 하늘 사이로 오래 전에 올랐던 만어산이 서있는게 아닌가.

 

줌을 당겨 바라본 만어산. 나는 저 산정을 두번이나 올라선 적이 있다. 거기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광은 일망무제 바로 그것이다.

 

그러다 잠시 후 임도를 만난다. 사유지라 함부로 드나들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지만 우린 좌측의 산길을 따라 오른다.

 

산은 역시 사람의 발길이 스쳐간 오솔길 같은 다정스런 산길이 좋다.

 

그리고 연초록의 물듦이 있는 이런 길이 더욱 좋다. 그러다 얼마있지 않으면 이 숲길도 짙은 초록으로 가득하겠지.

 

만어산과 산성산으로 갈리는 갈림길. 이곳에서 중식을 해결할까 자리를 펴다가 바람이 찰것 같아 자리를 옮기기로 한다.

 

갈림길에서 산성산 방향으로 100여미터 올라오면 양지바른 묘터가 있다. 이곳이 중식자리로선 최고의 명당터다.

 

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 오늘은 그냥 바라만 보게 되는 만어산이 올려다 보인다. 

 

산에 대한 욕심이 많았으면 갔다와도 되겠지만, 두번씩이나 올랐던 그산을 다시 갔다올 이유가 없어 산성산 방향으로 길을 튼다.

 

때로는 욕심을 부려서라도 가야할 곳이 있는 반면, 산에선 무욕을 금과옥조처럼 지니고서 처음 생각했던 길을 걸어야 한다.

 

작고 낮은 산봉들을 넘다보니 벌써 이런 풍광들이 역광에 눈이 부신다.

 

잠시동안의 풍광을 담는 사이 일행들이 어느 새 멀리 달아나 버린다.

 

하지만 내발걸음이 보통 발걸음인가, 달아나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질 않겠는가.

 

산길의 곳곳에 고사리들이 올라오고 있고, 이 길에서 고사리를 찾는 몇몇 타인을 만나는 것이 전부이다.

 

낮은 산봉을 올라 되돌아보니 지나온 산봉이 저렇게 예쁘게 생겼는가 싶어 얼른 한컷을 담아본다.

 

그리고 삼각점이 있는 382m봉. 그러나 낮은 산봉이라 주변 조망이 어렵지만 그래도 기웃거려 본다.

 

삼각점의 산봉을 내려서다 기어히 이런 조망터를 찾아낸다. 두개의 산줄기 역시 만어산과 연결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러다 각도를 돌리면 비슬기맥의 마지막 구간인 팔봉산과 붕어등이 낙동강을 향해 낮아지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게 되는 만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들. 산길이 어떻게 퍼져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풍경이다.

 

만어산에서 밀양강으로 내려서는 산줄기를 훝다보니 멀리 <무척산>까지 높다란 모습으로 이곳을 향해 서있는 것을 찾아낸다.

 

그리고 달아나버린 일행들을 쫒아 발빠르게 내달리는데,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 또한 눈을 시리게 한다.

 

개운스럽고 맑디 맑은 산소의 싱그런 향이 이 숲길에 가득히 고여 있음을 온몸으로 체득하며 걷는다.

 

산을 찾는 이유가 수없이 많겠지만, 봄냄새 풀향기 연초록의 빛깔 등 탐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그래서 산길은 돌고 돌아도 지루하지 않고 마냥 즐겁고 그리운 흔적을 남기며 가게된다.

 

그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면~~~

 

자시산성의 산성길에 올라서게 되고, 그곳에서 되돌아보는 지나온 산길이 이렇게 이어져 왔음을 바라보게 된다. 

 

자시산성의 늪지대, 당시로 봐선 이 늪이 유사시 식수가 있던 우물지대가 아닐까를 생각해본다.

 

외세의 침략이 많았던 우리의 역사에 있어 산성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갖게 해준다.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봉을 지나면서 자시산성을 내려선다. 

 

내려서면 멍에실로 갈리는 고갯길이다.

 

그런데 차가 한대 길가장자리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레카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보면서 이 길을 넘는다.

 

다시 이어지는 솔바람 가득히 부는 산길로 접어들고~~~

 

그 길은 너무 아름답고 멋있고 시원하며 즐거운 소나무 숲길이다. 

 

그래서 흔적을 하나 남기기로 한다. 산정에서의 흔적도 중요하지만 이런 길은 아무데서나 만날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숲길을 걷다 우측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런 조망은 멋진 행운이다.

 

오전까지만 해도 구름에다 안개까지 있어 이런 조망이 있으리라 기대도 안했는데, 조망에 이런 아름다운 길까지 역시 행운이다.

 

산성산을 오르다 또다시 트인 공간에서 바라보는 이 아름다운 광경들.

 

선명하게 다가서는 산맥과 아름다운 산세들이 서로 자랑하기로 경쟁이다.

 

조망은 나중 다시 전망대에서 하기로 하고 산성산 정상에 올라선다.

 

그래봐야 해발 387m 밖에 되지를 않는다. 오를 봉우리는 다올랐고 그래서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산성산에서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서 내려서다 보면 만나는 전망터 앞의 이정표. 지나온 거리를 돌아보게 한다.

 

이제 저 전망터에만 올라서면 사방으로 바라보이는 일망무제의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마음이 바쁘다, 빨리 올라가보자.

 

전망터에서 바라보는 첫 광경은 예전에 올랐던 비슬기맥의 팔봉산을 필두로 시계방향으로 조망을 시도해본다.

 

위사진의 종남산에서 바라보면 더욱 멋잇는 밀양시가지와 화왕산에서 부곡 종암산으로 이어지는 열왕지맥이 장엄하다.

 

그리고 위사진에서 줌을 당겨본 밀양시 삼문동(일명 밀양의 하회마을)의 풍경. 역광의 빛이 너무 드세어 풍경을 바래게 하고 있다.

 

다시 조망은 시계방향을 따라 돌면 예전에 모두 다녀왔던 이런 산들이 선명하게 다가와 선다.

 

가운데 밀양 솔밭을 중심으로 비슬기맥이 지나는 화악산과 운문기맥이 끝나는 비학산이 밀양강을 끼고 서잇다.

 

또 시야를 돌리면 운문기맥의 첫구간일 수도, 마지막구간일 수도 있는 보두산,낙화산,중산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쥑여준다.

 

또 고개를 돌리면 중산에서 가지산으로 향하는 운문기맥과 또다른 산줄기인 정각산, 재약산의 산세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또 시야를 돌리면 저멀리 표충사를 감싸고 있는 재약산,향로산를 비롯, 아침에 올랐던 칠탄산이 마주하고 있다.

 

오전엔 보지 못했던 칠탄산의 산세가 저러하였으며, 만어산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또 저러하였음을 눈시리게 바라본다.

 

오늘 같은 선명한 산자락은 보면 볼수록 깊어지는 그리움으로 변한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기에 전망대를 내려선다. 

 

내려서면서 좌우로 바라보이는 조망 역시 전망대에서 바라보던 것과 다를 바 없지만 그래도 보면 볼수록 멋지다.

 

산성산 전망대에서 밀양시내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있는 산자락. 이런 모습을 두고서 아름다운 산세라 일컬음이다.

 

마지막 하산지점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점의 바위전망터에서 바라본 이 풍광은 전망대에서 보던 것과는 또다른 멋을 지녔다.

 

천길 벼랑의 바위전망터에서 내려다 본 칠탄산과 활성강변을 따라 원점회귀해야 강변길을 미리 보는 것도 아름다움이다.

 

이제 산을 내려선다. 하루 함께했던 인연을 접어야 하는 순간이다.

 

그곳은 활성강변가든 건물이 있는 바로 뒷편이 날머리이자 들머리이기도 한 곳이다. 

 

활성강변가든 건물 윗쪽의 산봉이 바위전망터가 있는 곳이고, 거기서 이쪽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그리고 흐르는 강물소리와 바람결에 스치는 갈대잎의 출렁임.

 

하산지점으로부터 약 2Km에 달하는 강변길을 호젓하게 걷는 맛도 산행 후의 별미 같은 것이랄까?

 

그래서 산행이 좋다, 걷는 것이 좋다. 이제 처음 출발했던 그곳으로 돌아왔고, 완벽한 산행이라고 할만큼 조망이 아름다웠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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